뉴욕, 3월08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관세 부과 계획이 무역전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와 산유량이 증가해 유가를 압박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45달러 하락한 배럴당 61.15달러에 마감됐다. 지난달 9일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이다. 브렌트유는 1.45달러 내린 배럴당 64.34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해왔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 증시가 위축됐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도 후퇴했다. 최근 유가는 증시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콘 위원장의 사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럽연합과 중국을 포함해 주요 국가들은 수입 관세 부과가 교역국들의 보복조치를 야기할 것이며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시장의 일반적인 불안감이 모든 것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향후 경제 성장과 원유 수요 증가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산유량이 증가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압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산유량이 일평균 약 1040만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 EIA는 올해 4분기 산유량이 일평균 1117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 달 전 전망치인 1104만배럴에서 상향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산유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았다.
토토이즈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롭 텀멜 상무이사는 "변화를 보이지 않던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산유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늘었다는 소식에 유가 하락폭은 장중 일시적으로 제한되기도 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240만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 270만 배럴 증가를 하회했다. WTI 선물시장 거래분 인도지역인 쿠싱의 재고는 60만5000배럴 줄어 11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