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Investing.com – 원자재의 가격, 아니 그 어떤 것의 가격이든 항상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는다. 원유의 경우 지난 3년간 발생했던 일을 보면 공급이 수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에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올랐던 이유는 OPEC의 공급 부족과 대러 제재 때문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유가가 70달러선으로 낮아진 것 역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꺾인 이유도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2억 배럴 전략비축유 방출의 영향이 미쳤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지난 금요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아랍에미리트가 OPEC을 탈퇴하려는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유가는 급락했다.
아랍에미리트가 OPEC을 탈퇴한다면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38% 정도를 차지하는 OPEC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일일 3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며 OPEC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랍에미리트가 실질적으로 OPEC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예맨 전쟁과 관련해 불만을 느끼면서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보도 몇 시간 이후 로이터는 아랍에미리트 관계자를 인용해 반박 기사를 내면서 해당 보도는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당시 OPEC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유가는 3% 이상 하락했지만 다시 하락분을 만회하면서 그날 2% 상승 마감했고, 지난주에는 4% 이상 올랐다.
뉴욕 소재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탈(Again Capital)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아니었다면 유가가 그렇게 상승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부인한 이후에는 보통 강세가 뒤따른다”고 말했다.
존 킬더프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수출량이 증가하고 휘발유 수요가 오르는 데이터에 나타나 유가에는 긍정적인 주간”이었지만 OPEC 상황에 대한 확인으로 상승세가 촉발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중국의 수요보다도 OPEC의 공급 또는 감산이 원유시장의 방향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강화되었다”며 10월 이후 OPEC의 일일 200만 배럴 감산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원유 자체보다는 정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걸프 지역에서 개최된 공개 행사에서 서로를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등 두 사람의 관계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1년 중반부터 실제로 두 국가 간 균열이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감산을 주장했으나 아랍에미리트는 최악의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간 이후 수요 반등을 활용하기 위해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자 했다는 것이다.
예맨 전쟁 역시 두 국가 간 불화에 영향을 미쳤다. 아랍에미리트는 홍해의 운송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 종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배제하고 후티(Houthi) 반군과 협상을 벌였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맨 정부와 임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개입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으며, 바브엘만데브(Bab el-Mandeb) 해협에 군사 기지와 활주로를 건설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우다아라비아 관계자들은 사적으로 이 협정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지역의 정치 상황을 볼 때 아랍에미리트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까지 내러티브가 확대된 이유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다. 아랍에미리트는 OPEC에서 아랍에미리트가 필요한 만큼 OPEC이 필요하다.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OPEC 내 그 어떤 산유국도 1970년 아랍 산유국의 원유 금수 조치 이후 원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막대한 지금 시점에 OPEC을 탈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가 서로의등 뒤에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OPEC의 단결력을 말하는 것은 우습지만, 어쨌든 OPEC의 단결력은 감산 합의 준수, 그리고 가격결정력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OPEC에서 탈퇴하겠다는 산유국이 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렇게 고립되거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OPEC 붕괴의 씨앗을 심는 위험은 어떤 회원국이나 동맹국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유가 및 원유 시장 동향
지난 금요일 WTI유는 1.94% 상승한 79.68달러로 마감했다. 또한 주간 기준으로는 4.2%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1,27% 상승한 85.83달러였고, 주간 기준으로는 3.21% 상승했다.
유가는 지난주 초반에 하락 출발했으나 중국 2월 PMI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모멘텀을 얻었다.
또한 금요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아랍에미리트 OPEC 탈퇴 가능성 보도로 인해 유가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 반박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하락분을 회복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오안다(OANDA)의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람(Craig Erlam)에 따르면, 금요일 상승에도 불구하고 WTI유는 75달러 및 80달러 사이 박스권 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WTI유는 몇 달 동안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현재 유가는 박스권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은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해 점점 더 낙관적으로 전망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유가 박스권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넓은 편이고 지금으로서는 돌파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금요일 2월 비농업 고용건수 발표 이후 유가 하방 리스크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지난 1월 비농업 고용건수는 51만 7천 건이었지만 2월에는 21만 5천 건으로 둔화가 예상된다.
킬더프는 “미국 고용보고서가 두 달 연속 깜짝 상승하는 경우 연준도 깜짝 발표를 할 수 있다”며 “그런 경우 금리인상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위험자산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유가도 위험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유가 전망
SKCharting.com의 최고 기술 전략가 수닐 쿠마르 딕싯(Sunil Kumar Dixit)은 WTI유 가격이 이번 주 79.9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주요 저항선 8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했다.
딕싯은 “첫 저항선은 80.60달러, 그다음은 81.90달러이며, 상방돌파 시에는 100주 단순이동평균 84.10달러로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80.60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76.50달러 지지 영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가격 및 시장 동향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5개월 동안 강력한 매도세 속에서 1달러 영역까지도 하락했었으나, 지난주에는 23% 상승해 핵심적인 3달러선을 회복했다.
NYMEX 최근월물 4월물 천연가스 선물은 금요일 3.009달러로 마감되었다.
헨리허브 천연가스 가격이 3달러선으로 올라온 것은 1월 24일 이후 처음이었다.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강력한 매도세로 인해 대체로 2월 내내 거의 2달러선에 머물렀다.
천연가스 가격 반등은 미국 전역에 대한 늦겨울 추위에 대한 예보 이후 나타났다.
천연가스 가격 전망
천연가스 선물은 3달러 상방 돌파 이후 상승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딕싯에 따르면 주요 지표인 상대강도지수와 스토개스틱은 주간 차트에서 강하게 반등을 지지하고 있다.
딕싯은 “반면에 상대강도지수 4시간봉은 82로 과매수 상태에 있으므로, 2.77달러 지지 영역 및 2.66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2.77달러-2.66달러 지지 영역 아래로 하락하는 경우 2.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상승 시 가까운 저항선은 3.18달러 및 3.26달러에 있으며 그 이후에는 50일 지수이동평균 3.30달러가 있다.
딕싯은 “위 저항선이 확실하게 돌파된다면 매수세를 타고 3.55달러까지 상승한 이후 200주 단순이동평균 3.75달러에서 핵심적 저항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가격 및 시장 동향
금요일에 뉴욕 COMEX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0.77% 상승한 1,854.60달러로 마감되었다. 주간 기준으로는 2.5%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금요일에 1.3% 상승한 1,856.43달러였다.
금 가격 전망
금 가격이 4시간봉 차트에서 과매수 상태에서 균형이 재조정된다면 1,850달러로 하락할 수 있고, 하방돌파 시에는 1,845달러~1,838달러 지지 영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딕싯은 “만약 1,838달러 아래로 추가 조정된다면 1,835달러~1,830달러 범위를 리테스트할 수 있다"며 “상승 시에는 1,865달러를 향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1,876달러가 될 것이다. 이는 4시간봉 차트에서 200일 단순이동평균이자 1,879달러의 23.6% 피보나치 되돌림에 해당한다.”
주: 바라니 크리슈난(Barani Krishnan)은 작성한 글에서 언급하는 원자재 및 증권에 대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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