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07일 (로이터) - 헤지펀드들이 사상 최대규모 또는 거의 그 수준으로 원유가격 강세 베팅을 쌓아 놓았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로 거의 모든 석유 상품들에 그런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다.
헤지펀드와 여타 매니저 등 투기적 거래자들이 쌓은 원유 및 정유제품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달 31일 현재 10억배럴을 넘어섰다.
각 거래소와 감독당국 자료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은 브렌트, WTI, 휘발유, 난방유 등 5대 주요 석유상품 선물과 옵션에 10억2200만배럴에 달한다.
이들 5대 상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6월말 이후로 7억2000만배럴 증가했다. 지난 2월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 10억2500만배럴에 이제 300만배럴이 모자랄 뿐이다.
모든 곳에서 기록적인 강세베팅이 쌓여 있다.
브렌트에 대한 매수 포지션이 5억870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다. 순매수 포지션은 5억3000만배럴로 역시 사상 가장 많다.
휘발유에 대한 매수 포지션은 사상 최대인 1억700만배럴이다. 휘발유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2014년 4월 이후 최대다.
난방유에 대한 매수 포지션은 사상 최대인 8400만배럴이다. 난방유 순매수 포지션은 6800만배럴로 역시 역사상 가장 많다.
펀드 매니저들은 브렌트가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른 상태에서도 강세 포지션을 계속 쌓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유가가 더 높은 변동 범위로 새롭게 향하고 있다고 믿는 듯하다. 새로운 저항선을 찾을 때까지 랠리에 편승하기를 원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매수 일변도의 쏠림은 상당한 위험을 잉태하게 된다. 만일 매니저들이 이익실현에 나서면 유가는 급격히 되돌려질 수 있다.
그러나 강세진영은 유가 상승을 이끄는 일부 펀더멘털 요소들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수요가 강력히 증가하고 있다.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는 모두 빠르게 감소 중이다. 미국의 원유시추공 수는 줄어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식통들은 원유감산 시한이 연장될 것이며 배럴당 60달러가 내년 유가의 바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OPEC의 목표가 유가 바닥 60달러에 있다면, 평균 유가와 유가 변동범위의 상단은 그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아마도 70달러나 그 이상이다.
정치적 격변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로 하여금 유가상승을 추구하게 하는 요소다. 지금과 같은 내부 정치긴장 상황에서 유가 약세가 재개되거나 재정긴축이 강화될 경우 사우디는 종전보다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사우디 당국은 더 높은 유가를 필요로 하며 신속한 경제 성장세 회복을 원한다. 안정을 위해 대규모의 고용창출과 과감한 사회적 경제적 전환 계획이 있어야 한다.
유가가 다시 50달러로 떨어저 긴축으로 되돌아가기보다는, 설사 미국의 증산을 자극하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70달러로 오르는 것을 사우디는 훨씬 더 편안하게 생각할 것이다.
최근의 정치 이벤트들은 사우디의 정책 선호가 비대칭적임을 보여 주었다. 부족하게 원유생산을 긴축하기보다는 차라리 과도한 감산이 덜 나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한 환경에서 헤지펀드들이 사상 최대의 강세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설사 급격한 반전위험이 존재한다 해도 말이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