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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80년대 500% 급등…"올해도 작년 못지 않게 오른다"

입력: 2021- 01- 06- 오전 12:49
© Reuters.  코스피, 1980년대 500% 급등…"올해도 작년 못지 않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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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5월 홍콩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코스피 4000으로 향하는 길을 다지는 문재인 대통령'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코스피가 4000포인트에 도달하고, 연간 15%의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8개월이 지나 코스피는 2900을 돌파했다. 3000을 불과 9.43포인트 앞두고 있다. 하지만 3000초반을 넘어 4000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500% 상승작년 코스피는 30.75% 올랐다. 유동성랠리에 힘입어 개인들이 47조원 이상을 사들인 결과다. 5일에는 1.57% 오른 2990.57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14배를 넘어섰다. 2007년 이후 최고치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과거 유동성 랠리에서도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었다. 삼성증권 내사보고서에 따르면 1985~1989년 유동성 랠리가 때 가격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500% 이상 급등했다. 현재 주식시장을 과열됐다고만 해석하기 힘든 이유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본부장은 “본래 유동성 장세는 고평가, 과열 논란을 키워가며 상승한다”며 “올해 증시도 작년 못지 않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에도 불개미 장세 1980년대 주식시장은 지금과 비슷했다. '3저호황'으로 경제상황은 달랐지만, 유동성 랠리가 펼쳐졌다는 점, 랠리를 개미들이 주도했다는 점이 똑같았다. 외국인들의 참여가 제한되는 시기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이끌었다. 서 본부장은 “지금 동학개미가 여러 가지 기록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1980년대 후반과는 비교가 불가하다”고 전했다.

1980년 12월말 코스피지수는 106.87에 불과했다. 그런데 1985년말 164.37까지 올랐고, 이때부터 급등세가 시작됐다. 1986년말 272.61로 마감한 코스피는 1989년말 909.72까지 상승했다. 불과 5년만에 5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수도 1985년말 75만4363명에서 1989년말 1896만8277명으로 증가했다. 5년만에 25배 증가한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당시에도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는 점이다. 단기 급등으로 코스피 PER은 1985년(5.2배)→1987년(10.9배) →1989년(13.9배)로 치솟았다. 반면 제조업 매출액 성장률은 1985년 9.8%에서 87년 22.6%까지 증가했지만 1988년 15.8%로 떨어지고 1989년에는 7%로 주저앉았다. 실적보다 돈의 힘으로 오르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였던 것이다. ◆90년대 미국도 비슷미국 최장기 랠리를 이끌었던 90년대도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1차 걸프전쟁이 발발한 1990년대부터 상승을 시작했다. 1996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며 버블을 경고했지만 주식시장은 이후 3년동안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린스펀 경고 이후 나스닥지수는 3배 올랐고, 당시 나스닥 PER은 100배를 넘었다.

2017년 5월 CLSA는 코스피 4000을 전망하면서 “정경유착 척결, 재벌개혁,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강화, 소액주주권 확립 등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며 근거를 내세웠다. 주식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장세, 기업들의 신사업 확대 등으로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측이 맞았다고만 볼 수 없다. 다만 올해도 주식시장은 기대감이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올해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23년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계기로 경기도 실적을 따라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 본부장은 “이제 8개월 진행된 상승을 두고 고평가를 우려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80년대 국내 유동성 장세도 3년 4개월 진행됐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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