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금 가격의 급속한 하락이 변동성을 싫어하는 안전자산 투자자들을 고민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회생시키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금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현재(현지 시간)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의 금 가격은 최근 3개월래 최저점인 온스당 1775.7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가격은 전고점인 지난 9월1일 온스당 1968.20달러 대비 약 3개월 만에 온스당 192.50달러(9.78%)가 하락했다.
연중 최고점인 지난 8월6일의 국제 금 가격 온스당 2051.50달러 대비해서는 온스당 275.80(13.44%)하락하여 최근 들어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은 시장 변동성이 높은 때 안전자산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게게 인기가 높다. 특히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릴 경우 물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되면 이를 헤지할 수 있는 대체자산으로서도 유효한 투자자산이다.
최근 금 가격이 지속 하락 추세에 있는 것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상승하여 주식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분적으로나마 제거됨에 따라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세계 증시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 하락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 작용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 이라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일시 후퇴하며 기관 등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인 금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게 되면 인플레 헤지자산과 달러 자산의 대체재로 유효하기 때문에 방향성 측면에서 중장기적 투자상품으로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에널리스트는 “국제 금 가격이 올랐던 배경을 살펴보면 미 연준(Fed)의 통화 완화정책 기조, 달러 약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동반된 금융여건으로 금이 올랐다” 면서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호조와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후퇴, 위험자산 선호심리의 상승에 의해 금 가격이 하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의 금 값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약세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 시각으로 보면 추세적인 하락이라기 보다 잠시 쉬었다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면서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단기간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부양정책에 의해 통화가 많이 풀리게 되면 인플레 기대심리를 자극하여 금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 이라며 “당분간은 약세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완만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 연구원은 이어서 “미국의 경기 부양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통화가 시중에 많이 풀릴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를 자극하면서 인플레 기대가 높아지면 원자재 가격 상승, 실물자산의 가격을 자극하므로 부양정책의 가시화에 따라 금 가격은 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유동성 증가에 따른 통화 인플레는 수요측면에서 물가 상승은 서서히 진행되겠지만 부양정책으로 인프라 투자 등이 활성화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자극을 받아 금 가격 상승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시중에서 백금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촉매제로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본다”면서 “백금은 귀금속이나 안전자산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기차, 수소에너지 측면에서 촉매제 산업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라고 풀이했다. 이어서 그는 “금 가격이 조정을 받은 다음에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에게 금의 투자매력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