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네이버가 계열사 지분 교환 등을 통한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온라인 쇼핑과 물류, 콘텐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두 기업이 전략적 동맹을 맺고 시너지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CJ그룹 관계자는 “네이버와 지분 교환 방식을 포함해 포괄적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제휴 방식과 규모 등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계열사 세 곳과 네이버가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는 국내 1위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약점으로 꼽히는 배송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네이버의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 유통 확대를 꾀할 수 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콘텐츠를 네이버를 통해 유통하는 식이다. 네이버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할 수도 있다.
두 회사는 각자 이사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제휴 방식과 규모, 시기 등을 구체화해나갈 전망이다.콘텐츠·물류 '1등끼리 시너지' 키운다
네이버·CJ대한통운 제휴CJ그룹과 네이버가 손잡는다. 일부 사업에서 협력하거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협력이 예상된다. 양측은 이를 위해 적어도 수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과 콘텐츠, 유통물류 분야에서 두 기업의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배송 서비스 강화하는 네이버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주식 교환의 형태로 CJ그룹의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8000억~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주식 맞교환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쇼핑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는 배송이 약점으로 꼽힌다.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해주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문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풀필먼트)를 지난 4월부터 일부 상품에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CJ그룹과의 협력으로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는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위킵, 두손컴퍼니 등 풀필먼트 스타트업에도 100억원 넘게 투자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의 협력 강화로 수십만 개에 달하는 판매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완공한 ‘메가허브터미널’은 축구장 16개를 합친 규모(11만5500㎡)다. CJ오쇼핑, 일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이 입주했지만 아직 여유 공간이 넓다.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결제액 규모는 20조9249억원으로 쿠팡(17조771억원)을 뛰어넘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막강한 가격 정보 제공 서비스로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가 유일한 약점인 배송까지 해결하면 경쟁업체가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콘텐츠에서도 협력 강화
콘텐츠 분야에서도 두 기업은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웹툰·웹소설에서 확보한 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영상화하는 데 CJ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CJ는 인기 IP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CJ그룹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네이버웹툰 IP로 드라마를 만들고, CJ ENM의 케이블 채널 tvN과 OCN에서 방영하는 방식이다.
두 업체는 이미 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CJ ENM의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타인은 지옥이다’ 모두 네이버웹툰이 원작이었다. 네이버의 인기 웹툰 ‘여신강림’도 드라마로 제작돼 오는 12월 tvN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네이버와 CJ의 협력으로 카카오도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그동안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영상 콘텐츠 사업에서 파트너 관계였다. IP를 확보하기 위해 웹소설 공모전을 함께 개최했고, 카카오의 웹툰 원작으로 드라마도 제작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가 자체 역량을 강화한 것도 CJ와 네이버의 협력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M은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240개 이상의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김기만/김주완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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