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미 힐피거의 라이브 온라인 쇼핑 이벤트. 출처 = Tommy Hilfiger |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집에 머물러 있는 쇼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 브랜드들이 새로운 종류의 온라인 쇼핑을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션의류회사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가 지난 주 자사 웹사이트에서 모델, 인플루언서, 유명인사들이 출연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방송한 가을 컬렉션에 1만 26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참여했다.
타미 힐피거와 리바이스(Levi’s) 같은 브랜드들이, 여전히 매장 방문을 꺼리는 쇼핑객들을 할리데이 쇼핑 시즌을 앞두고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온라인 판매 행사에 참여시켜 블라우스, 핸드백 등을 구매하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과 홈쇼핑 방식이 결합된 이런 방식은 중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비교적 생소하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세션 동안 쇼핑객들은 다양한 제품을 보면서 착용 방법에 대한 팁도 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처럼 구매하기 전에 호스트에게 질문도 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글렌무어(Glenmoore)의 집에서 이 행사에 참여한 사라 워리티는 "올 가을 패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멋진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스타일링 조언도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직접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 같았어요.”
시청자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발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고 싶은 물건을 클릭해 가상 쇼핑 카트에 추가할 수 있다. 타미 힐피거의 마케팅 최고책임자(CMO) 마이클 샤이너는 “많은 시청자들이 캐주얼 옷의 트렌드에 대해 질문했다”고 말했다.
리테일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리서치(Coresight Research)는 미국의 라이브 스트림 쇼핑 이벤트가 2023년까지 2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리밍 이벤트는 이미 중국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타미 힐피거의 샤이너 CMO는 지난 8월 중국에서 가진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에서는 1400만 명의 시청자가 몰리며 2분 만에 후드티 1300여벌이 매진됐다고 말했다.
아마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도 라이브 판매 플랫폼을 출시했거나 테스트 중이다. 2018년부터 아마존에서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해온 리바이스는 쇼핑 행사가 많은 할리데이 시즌 중에는 눈에 띄기 위한 방법으로 이번 달 프라임데이 기간에 라이브 쇼 스트리밍을 준비하고 있다.
디자이너 레베카 밍코프는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 4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매장이 임시 휴업하면서 인스타그램에서 처음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고객들은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만지고 느낄 수 없게 되었지요. 우리는 여성들에게 온라인에서나마 그 경험을 되살려 주고 싶었습니다.”
▲ 스트리밍 이벤트는 이미 중국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출처= Campaign Asia |
일부 소매업자들은 이런 라이브 이벤트가 온라인 쇼핑객들로 하여금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릴지 알아내고 정확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을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의류 소매업체 리볼브그룹(Revolve Group)의 마이클 멘티 CEO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영업 사원과 상담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오직 혼자 힘으로 제품을 검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브 쇼는 온라인에 인간 요소를 결합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소규모 소매업체들은 이 위기 기간 동안 잃어버린 지역 사회 의식을 조성하고 판매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라이브 판매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Olive Branch)에서 핑크 코코넛 부티크(Pink Coconut Boutique)라는 의류 소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셰리와 마이크 헨슬리 부부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페이스북과 자체 모바일 앱에서 하루 2회씩 라이브 스트림 이벤트를 진행하며 1월 이후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 이벤트를 리얼리티 TV쇼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물건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와 교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헨슬리 부부는 스트리밍 이벤트가 고립된 시기에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연결시키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이벤트를 통해 25명이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코로나가 끝나면 파티를 열어 모두 직접 만나자고 벌써부터 흥분해 있습니다.”
라이브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며 핑크 코코넛 같은 소규모 업체들이 라이브 이벤트를 하도록 돕는 코멘크 솔드(CommentSold LLC)의 브랜든 크루스 CEO는 “스트리밍 기술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경쟁 구도를 평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홈쇼핑 네트워크의 민주화된 버전입니다. 이제 누구나 집에서 자신만의 쇼핑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트리밍 판매 이벤트는, 1980년대 케이블 TV를 통해 연예인 호스트 판매를 개척했지만 지금은 침체에 빠진 홈쇼핑 회사 HSN과 QVC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회원 수가 4500만 명에 달하는 로쿠(Roku)와 아마존 파이어 TV 고객들을 대상으로 6개 채널이 포함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고객이 문자메시지로 상담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HSN과 QVC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큐레이트 리테일(Qurate Retail)의 마이크 조지 CEO는 "갑자기 라이브 판매 이벤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소비자들은 '홈쇼핑은 나와는 상관없는 물건들만 팔고 있다’고 불평해 왔지요.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우리를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습니다.”
회원들에게만 특별가로 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 주릴리(Zulily)와 코너스톤 브랜드도 소유하고 있는 큐레이트의 매출은 1분기에 코로나 타격으로 지난해에 비해 5% 하락했지만 2분기 들어 10%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현재의 위기 속에서 즐거움과 영감을 받으며 기분 전환을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것이 라이브 이벤트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