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월22일 (로이터) - 지난 3월 새로운 포맷의 SAT 대학시험이 처음 치러진 다음 며칠 동안 소셜미디어 사이트인 레딧(Reddit)에는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수많은 불평이 올라왔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불평이 수학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모자랐다는 것이었다.
MathM이라는 이름의 한 학생은 "수학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다 끝내지도 못했다. 내가 물어본 몇몇 학생들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재 시험문제 개발회사인 파워스코어(PowerScore)의 비키 우드는 수학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문제를 풀려면 상당한 분량의 사전 정보를 읽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포맷의 SAT 시험 설계 주관기관인 미국 대학위원회(College Board)는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을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뉴욕 소재의 동 위원회가 새 SAT 시험을 설계할 당시 가장 큰 중점을 둔 것은 과거 시험에 비해서 실제 생활과 많이 연관되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그저 수학 문제를 푸는데 익숙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다양한 문맥 속에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실제 문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대학위원회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다. 2014년에 시행된 모의시험에서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수학 부분 문제를 다 끝내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고득점자들과 그렇지 못한 그룹 사이의 문제를 다 풀지 못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 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던 바였다. 그러나 문제는 수학 과목에서의 그런 비율이 읽기나 쓰기 과목에 비해서 훨씬 높다는 점이었다.
로이터에서 검토한 연구 결과에서는 인구 그룹에 따른 그런 점수 차이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었으나 대체로 저소득층, 흑인, 라틴계일수록 고소득층, 백인, 아시아계 학생들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에 근거해서 대학위원회 자체 연구에서는 긴 지문이 딸린 수학 문제 수를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위원회에서는 그런 권고를 무시하고 실제 SAT 시험에서 오히려 긴 지문 문제를 더 많이 출제하는 방안을 강행했다.
대학위원회는 새 포맷의 SAT가 "적절하고 공평한" 테스트 방법으로서 대학입시 학생들 사이에 "평등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체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교육 및 시험전문가들은 지문이 많이 들어간 수학 과목이 전까지 수학은 잘했지만 읽기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집안의 자녀이거나 집안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시험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