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아 브레가항에 있는 원유 파이프. 출처=뉴시스 |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백신 관련 호재들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2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부진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 유가 상승 폭은 0.5% 내로 제한됐다.
20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5%(0.22달러) 오른 40.8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0.3%(0.14달러) 상승한 43.28달러에 체결됐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낭보가 잇따르면서, 원유 투자 심리를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제약 업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는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AZD1222'의 1단계 임상 시험 결과, 약물을 투여한 전원에 항체와 면역세포인 T세포가 형성됐다고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 업체 바이오엔테크도 이날 실험용 코로나19 백신의 두 번째 초기 시험에서 면역 반응 유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진행된 첫 번째 초기 시험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 중국 칸시노 생물 주식회사와 중국군 연구진이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실험 대상자 대부분에게서 안전하게 항체 면역 반응을 끌어냈다고 중국 신화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전 세계적으로 150개 이상에 달하며, 가운데 23개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더불어 추가 경기 부양책 도입 가능성이 유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의 정상들은 지난 17일부터 나흘째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회복 기금 등에 대한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EU 회원국들은 지원금 규모를 두고 견해 차가 컸으나, 절충안이 마련되리라는 기대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원금 규모를 5000억 유로에서 3900억 유로로 줄인 절충안을 새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DPA 통신 등 외신들은 EU 회원국들이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추가 부양책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백악관에서 신규 부양책 도입 관련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일로에 따른 경제 봉쇄 우려가 계속해서 유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5만8300명으로 집계됐으며, 누적 확진자는 모두 395만6900여명에 달한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태드 에너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완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유가는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