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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투자가 유가투자 참사 불렀다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0- 04- 29- 오후 06:06
© Reuters.  외눈박이 투자가 유가투자 참사 불렀다 [여기는 논설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중 손실로 맘고생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은 언제라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어디까지나 투자 결과는 투자자 책임이다. 물론 유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HTS에 주문에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던 일은 좀 다른 케이스다. 일부 증권사에서 벌어진 이번 일로 손실이 커진 투자자들은 해당 증권사와 소송까지도 벌일 보양이다.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되는 선물 종목을 임의로 바꾼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소송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원유 급등을 노리며 관련 상품에 돈을 태웠던 투자자들의 상심이 커지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많은 이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는 상품을 사전에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투자한 투자자를 탓하고 일부에서는 증권사 혹은 자산운용사를 욕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에 책임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투자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① '오른다'에만 베팅하는 습관이 유가 투자 실패 더 부추겼다

파생상품은 대부분 양방향 투자가 가능하다. 기초자산이 무엇이든, '오른다'는 물론 '내린다'에도 돈을 걸 수 있다. 그런데도 대다수 투자자들은 '오른다'를 편애한다. 아마도 주식투자에 익숙해져서 그럴 수도 있다. 또는 왠지 '하락'에 베팅하는 게 뭔가 꺼림직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코로나 폭락장에서 '동학개미운동'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도 대부분 주가가 한참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삼성전자와 같은 주식 매수에 나섰다. 시장 분위기가 한참 악화되던 시점에 주가의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내린다'에 투자했던 개미들은 많지 않다. 주가지수 하락에 투자하려면 코스피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를 매수하면 된다. 더 큰 레버리지를 원한다면 지수하락의 두배 만큼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주가지수 선물, 혹은 개별 주식 선물을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옵션은 방향성 이외에 시간가치와 변동성 등이 가격에 복잡하게 작용하는 관계로 제외시킨다고 해도 어쨌든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은 꽤 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 이처럼 '내린다'에 베팅하는 개미들은 '오른다'에 베팅하는 개미들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유가 투자도 마찬가지다. 우리 증시에도 유가 ETF, ETN 중에는 '오른다' 뿐 아니라 '내린다'에 투자할 수 있는 이른바 '인버스' 상품이 나와 있다. 그런데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선이던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수직낙하하고 다시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동안 유가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다는 개미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유가 역시 한참 떨어져 20불 언저리에 왔을 때 비로소 개미들이 원유 상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대다수 개미는 유가가 바닥이라고 보고 '사자' 상품에 매달렸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많이 알려진대로다. 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관련 ETN이 수시로 거래 정지가 되고 ETF나 ETN 투자자들이 큰 손실에 노출되고 있다. 이들 상품의 원유 선물과의 괴리율이 커지는 것도 '사자'에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② "동학개미운동은 돈 못 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동학개미운동은 돈 벌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장기투자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의 장기투자가 어려운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은 보통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작은 수익이라고 나면 이를 실현하지 못해 안달이 난다. 주가는 늘 출렁거리는 만큼 매수와 동시에 수익이 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투자한 주식 가격이 궁금해 계속 들여다 보다보면 수익이 난 상태에서 장기투자란 말처럼 쉽지 않다.

바로 어제만 팔았어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주식이 하루만에 급락해 평가손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너무나도 많다. 이런 경험을 몇번이라도 하게되면 투자자들은 일단 수익이 났다 싶으면 그 돈이 혹시라도 날아갈까봐 초조해지게 되고 이익실현 하기 바빠진다.

반면 매수후 손실이 나면 의외로 투자자들은 차분해진다. "이건 평가손일 뿐, 언젠가는 수익이 날거야"라고 주문을 걸고 그냥 깔고 앉아 장기투자로 들어간다. 사실 이익이 난 투자는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이니 좀 더 오래 보유해야 하는 것이고 손실난 투자는 역방향으로 들어갔으니 빨리 손절하고 나와야 하는 게 정석이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이와는 반대로 행동한다. 이익은 빨리 실현하고 싶고 손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이 돈 벌기 어렵다는 얘기도 결국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사자'에만 매달리는 투자패턴을 반대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③ 가격 하락은 순식간에, 상승은 지리한 시간이 지나야

'이익은 짧게, 손실은 길게' 가져가는 또 다른 이유는 상승장과 하락장의 움직임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가 그래프만 놓고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하락장에서는 이렇다할 반등도 없이 짧은 시간내에 주가가 급락한다. 반면 주가 상승은 오랜 시간을 두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지리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주가는 '5보 전진, 3보 후퇴' 식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서서히 오른다. 그러다 보니 주식에 투자한 개인들은 이게 짧은 조정인지, 대세 하락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서 장기 그래프를 보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그 사이에 무수한 오르 내림 속에서 개미들은 지쳐가고 결국은 짧은 이익실현이든, 손실 확정이든 모두 시장에서 떨어져 나간다.

반면 이번 코로나 폭락장에서 보듯이 하락장은 투자자가 숨도 못쉴 만큼 단기간에 무섭게 내리 꽂힌다.

이런 시장의 속성을 역이용하는 게 바로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내린다'에 베팅하는 것은 '오른다' 에 베팅하는 것보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버티기 훨씬 용이한 경우가 많다. 지난 몇달간 주가나 유가 그래프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락장은 상대적으로 휩소(속임수)도 적다.

④ 풋이 콜보다 비싼 이유가 있다

주가지수 옵션 중에 콜(call)과 풋(put)이 있다는 것은 대부분 알 것이다. 시간가치나 변동성 등 옵션의 복잡한 성향은 일단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걍 쉽게 주가가 오르면 콜이 오르고 내리면 풋이 오른다는 간단한 상식만 놓고 이야기를 할까 한다. 주가지수 옵션은 행사가격을 갖고 있다. 그냥 쉽게 주가가 만기까지 특정 지수에 이를 경우 해당 옵션이 행사가 가능한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들어 현재 코스피200이 250이라고 하면 여기를 기준으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5포인트인 지수 245와 255를 놓고 보자. 양쪽 중 주가가 어디로 갈 지는 확률상 같다고 보면 행사가격이 255인 콜의 가격과 행사가격이 245인 풋의 가격은 아론상 같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경우 풋의 가격이 거의 언제가 콜의 가격보다 비싸다.

이는 하락장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상승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주가가 오를 때와 내릴 때 상대적으로 다른 움직임을 보인이는 점이 옵션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주구 장창 '오른다'에만 매달리는 투자 마인드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⑤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반감도 비슷한 심리

주가가 내릴 때마다 공매도 원죄론이 나오는 것은 잘 알려진대로다. 이번 코로나 폭락장에서도 이런 투자자들의 아우성을 정부가 수용해 결국 공매도 금지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주가 하락이 멈추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것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도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주범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내린다'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반감 내지는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보인다.

공매도가 외국인 기관등 자금력 있는 투자자만 할 수 있고 개인은 할 수 없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도 많지만 이 또한 옳은 주장인지는 의문이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만이 잦아지자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고 실제 국내 증시에도 개인투자자 전용 공매도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 NH투자증권이 2016년7월부터 선보인 '큐브 i셀렉트 롱숏플랫폼'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3년 반 동안 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공매도는 807건, 110억원에 불과했고 결국 NH투자증권은 해당 서비스를 최근 종료했다. 신한금융투자 등도 개인 공매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기가 없다. 물론 개인 공매도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원하면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도 개인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개인도 할 수 있게하자 외면하는 것은 무얼 뜻할까. 이는 내가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매도 자체가 싫으니 모두 못하게 하자는 얘기다. 이런 사고 역시 '오른다' 편향된 투자습관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⑥ 후진 기어도 종종 사용해 외눈박이에서 벗어나 보자

자동차는 앞으로만 가서는 안 된다. 주차할 때도 그렇고 가끔은 후진 기어가 필요하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이제 개인투자자들도 무조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투자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비싼 걸 팔아서 싸지면 수익을 내는 투자에도 관심을 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대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이미 금융시장에는 양방향 베팅이 가능한 상품이 넘쳐난다. 그런데 이런 상품을 절반만 보고 오직 '오른다'에만 매달리는 외눈박이 투자는 이제 좀 재고 해야 한다. 물론 '내린다' 베팅이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요즘 한참 회자되는 유가 선물의 경우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급등락을 거듭하다 보니 잘못 베팅하다 보면 '내린다'에 배탕하다 손절하고 다시 '오른다'에 베팅하면 이내 다시 손실이 나는 경우도 종종 생길 수 있다. '오른다' 이든 '내린다' 이든 투자는 위험한 것이고 어디까지나 결과는 투자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다만 유가 마이너스 사태를 보면서 주구장창 가격 상승에만 매달려온 투자자들이 이제는 양방향 투자에도 좀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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