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대장주 애플의 상승세가 놀랍습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1.75%, 4.59달러 상승한 266.3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시가총액은 무려 1조2004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올들어 68.9% 상승했고, 지난 석달간 28.9% 올랐습니다. 올해 뉴욕 증시의 상승은 애플,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플의 상승 원인은 세가지로 분석됩니다.
①미중 무역전쟁이 완화된 덕분입니다. 애플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에 달해 FAANG 주식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이 때문에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애플의 주가는 한때 17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오르고 있습니다.
②아이폰의 매출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가운데, 서비스와 웨어러블 매출이 증가하면서 아이폰 의존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말 발표된 4분기(7~9월) 실적만 봐도 아이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4.8% 감소했지만 서비스 매출은 18.0%, 웨어러블 매출은 54.5% 늘었습니다. 애플은 지속할 수 있을까
③엄청난 규모의 자사주 매입입니다.
애플은 지난 4분기에도 179억달러를 투입해 전체 발행주식의 2% 가량을 사들였습니다. 올들어 9개월간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이 모두 492억달러이고, 현재 자사주를 사기위해 챙겨놓은 예산이 789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주식수를 줄이면서 애플의 지난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141억달러에서 136억달러로 감소했지만, 주당순이익(EPS)는 오히려 전년동기 2.91달러에서 3.03달러로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지난 4년간 자사주로 매입해 없앤 주식은 10억주가 넘습니다. 2015년 9월말 애플의 발행주식수는 58억주였지만, 지금은 46억주에 그칩니다.
애플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면서 뉴욕 증시를 이끌 수 있을까요.
요즘 월가에는 관련 그래프 두개가 나돌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4% 이상을 차지한 기간입니다. 이제까지 S&P 500 지수의 비중 4%를 넘었던 기업은 GE와 시스코, 엑손모빌, 그리고 현재 각각 4%를 넘겨 시장을 이끄는 애플과 MS 등 5곳입니다. 애플과 MS의 시가총액 합은 독일 증시를 추월했다
4%를 넘겼던 기간을 따져보면 GE는 15개월로 끝났습니다.엑손모빌은 12개월, 시스코는 1개월로 종료됐습니다.
MS는 과거 12개월로 한 차례 끝났었지만, 부활해 다시 7개월째 질주중입니다. 애플은 과거 한 때 11개월간 넘었었고 현재 석달째 진행중입니다.
월가에서는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4% 이상 비중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그래프는 애플과 MS의 시가총액, 그리고 독일 증시를 비교합니다.
최근 애플과 MS의 시가총액의 합은 2조3000억달러를 넘었습니다. 단 두 개 회사가 다이뮬러벤츠와 BMW, 폭스바겐, 지멘스, 알리안츠, 도이치뱅크, 바스프, 보쉬, 바이엘, SAP 등 수천여개 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독일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 2조2000억달러를 추월한 겁니다.
이런 현상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일부에선 뉴욕 증시에 거품이 낀 게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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