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생활용품 기업들이 속속 펫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의 주 소비층인 여성들 가운데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9일 반려견용 사료 ‘풍미모락’을 출시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향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사료로, 후각이 발달한 강아지를 겨냥한 음식이다. 진공 포장된 50g짜리 파우치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10초 동안 데우기만 하면 된다. 칠면조와 연어맛 등 두 가지로 나왔다. 소포장이기 때문에 한 마리만 키우는 1인 가구에서도 사용하기 편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풍미모락은 강아지의 기호와 음식의 신선함, 식감까지 고려해 개발한 1회분 소포장이 강점”이라며 “앞으로 펫 사업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펫 브랜드를 처음 선보인 기업도 있다.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은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베네핏’을 지난달 내놨다. ‘아르간 너리싱 샴푸’ ‘시트러스 블렌딩 데오드란트’ ‘헬스케어 브로바이오틱스&멀티비타민’ 등 3종을 우선 내놨다.
화장품업체들이 줄줄이 펫사업에 뛰어드는 건 그만큼 성장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펫케어 브랜드 ‘휘슬’을 내놓은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화장품을 만들던 기술력을 펫 상품에 적용했다. 피부가 약하고 민감한 반려동물을 위해 샴푸 종류를 세분화했고 미스트, 치아관리용품, 배변패드 같은 위생용품도 선보였다. 시장에 일찍 뛰어든 덕에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3배 뛰었다. 반려견용 배변패드인 휘슬 리얼블랙 배변패드, 휘슬 고양이모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016년부터 펫뷰티 브랜드 오스시리우스를 선보인 LG생활건강도 샴푸, 탈취제 등을 ‘시리우스 그룸’으로, 사료 간식 등 먹을거리를 ‘시리우스 윌’로 나눠 사업을 세분화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제품을 찾는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용품 및 서비스 시장 규모는 1조6800억원 규모였다. 2015년 48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반려견 시장은 지난해 5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반려묘 사료 시장은 2015년 12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대로 3년 동안 두 배 이상 커졌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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