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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기대, 석 달새 17% 급등…'브라질 펀드' 비중 늘리기엔 부담

입력: 2019- 07- 30- 오전 02:33
© Reuters.

브라질 펀드가 최근 석 달 새 17%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는 사이 브라질 증시의 고공행진은 유독 눈에 띈다는 평가다. 브라질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졌던 연금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자 투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9개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26일 기준)은 16.9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2.47%)보다 7배 가까이 높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 기간에 6.61% 손실을 봤다.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 개선은 브라질 증시의 고공행진에 따른 것이다. 작년 10월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연금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재정적자가 크게 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금개혁안 투표는 이르면 9월에 이뤄질 것”이라며 “브라질 증시는 연금개혁안 통과 지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추가 투자하기보다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금개혁에 대한 기대로 단기에 급등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2배다. 최근 2년간 평균치(11.6배)를 넘어섰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연금개혁으로 인한 경기개선 효과는 매우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며 “경기지표가 회복될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때까지 비중확대 전략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브라질 경제가 내년에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2.1%보다 크게 낮다. 세자르 마스리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연금개혁 등 브라질 국내 상황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도 브라질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연금 부문 외에 더 많은 경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S&P와 무디스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B-, Ba2로 유지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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