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일본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일본계 증권사는 영향권에서 비껴있다. 위탁매매(리테일) 사업 비중이 미미해 개인 고객이 드물어 불매 운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일본계 증권사는 양국간 한일 갈등보다 나날이 떨어지는 수익성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노무라금융투자와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 미즈호증권 등 총 3곳의 일본계 증권사가 국내에서 영업 중이다. 해당 업체는 주로 장외파생상품영업이나 채권 인수,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증권사가 불매 운동 영향권에 들만한 사업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위탁매매업(리테일)이다. 일본계 증권사는 위탁매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극히 미미해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타격이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 국내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노무라금융투자의 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0.2%(2018 회계연도 기준)에 불과하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장외파생업 수익 비중이 99.4%에 달한다. 불매 운동을 주도할 만한 개인 고객이 거의 없는 셈이다. 다이와증권의 경우 올 하반기 국민연금(NPS)이 주식 거래를 맡기는 투자풀의 1등급 증권사로 재차 선정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한일 갈등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일본계 증권사에서 근무했던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거래보다는 기관 대상 영업이 대부분"이라며 "주로 해외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어 한일 갈등 이슈가 끼어들 여지가 적다"고 말했다. 일본계 증권사는 한일 갈등 등 외적 변수보다 본업에 대한 수익성 고민이 훨씬 큰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노무라금융투자의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직전 연도(523억원)보다 58.2% 급감했다. 2년 전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던 다이와증권은 지난해 2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토종 증권사가 역대 최대 이익을 낸 것과 대비된다.국내 증권업이 무료 수수료 등으로 위탁매매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외국계 증권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진 탓이다. 노무라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862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57곳 중 31위에 불과하고 다이와증권(872억원)과 미즈호증권(107억원)은 자기자본이 1,000억원을 밑돈다.여기에 도이치증권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해 주식사업부문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생존을 위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가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