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원칙을 지켜 꾸준히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의 라민상 대표(사진)는 “저가에 회사를 인수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 투자 기업의 성장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한다”며 “그렇게 하면 수익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28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다.
프랙시스캐피탈은 2013년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 출신 컨설턴트 3명이 공동 설립했다. 지난 22일 창립 6주년을 맞은 프랙시스는 총 7개 펀드를 통해 15개 기업에 투자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 정보기술(IT) 기반 교육콘텐츠 기업 에스티유니타스, 제습기 업체 위닉스, 패션브랜드 플랙, 이랜드 리테일 등 소비재·서비스 업종에 주로 투자해왔다.
36%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중견 PEF로 자리 잡았다. 누적 운용자산(AUM)은 4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성과는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확고한 투자 원칙 덕분에 가능했다. 전체 운용역 8명 중 5명이 컨설턴트 출신으로 구성된 만큼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뒀다. 경영가치 제고 프로그램인 ‘트리플 3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투자 집행 뒤 세 가지 핵심과제를 선정, 3년간 집중 실행해 기업 가치를 세 배 이상 성장시키는 전략이다.
라 대표는 이런 투자 전략이 주효한 대표적 사례로 위닉스를 꼽았다. 프랙시스는 2014년 위닉스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위닉스는 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과다 재고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프랙시스는 매출과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프랙시스는 투자 후 기존 제습기 판매를 확대하기보다 공기청정기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회사 측에 제시했다. 가격은 중저가로 정하고 온라인 중심으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이 전략은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성공을 거뒀다. 2016년 2132억원이던 위닉스 매출은 2018년 3306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억원에서 206억원까지 뛰었다.
라 대표는 “이제는 방마다 청정기를 두는 만큼 고가보다 온라인 판매 중심의 중저가 모델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2018년 3월 위닉스 지분을 모두 처분해 40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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