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면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이어지면서 돈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쇼크’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채권형 펀드의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228개(설정액 10억원 이상)엔 올 들어 총 4조3172억원이 순유입됐다. 유형별 순유입액 규모는 △일반채권 2조9471억원 △초단기채 5042억원 △회사채 4639억원 △국공채 4020억원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153개)도 7306억원 증가했다. 글로벌채권(6734억원)과 신흥국채권(760억원)이 자금 유입세를 이끌었고 글로벌하이일드채권(181억원), 북미채권(73억원) 등에서도 순유입이 이뤄졌다. 유일하게 아시아퍼시픽채권(-442억원)에서만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 들어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902개)에서는 연초 이후 3조2679억원이 순유출됐으며 해외 주식형 펀드(749개)도 1조5870억원 감소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 급락으로 손실을 본 펀드 투자자들이 올 들어 차익 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채권형 펀드는 국공채와 회사채 등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꼽힌다.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크지 않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최근 1년간 -10.79% 손실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와 해외 채권형 펀드는 각각 3.07%, 3.05% 수익률을 냈다.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쇼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급속히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늦어도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채권 시장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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