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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진단) 연준 비둘기 색채 한층 짙어졌지만 달러/원, 박스권 하단에서 '머뭇'

입력: 2019- 01- 31- 오전 10:50
(시장진단) 연준 비둘기 색채 한층 짙어졌지만 달러/원, 박스권 하단에서 '머뭇'

서울, 1월31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강조했던 올해 첫 연방준비제도(연준)회의에 달러/원 환율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섰지만 박스권 하향 돌파를 앞두고 머뭇거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작년 하반기부터 줄곧 박스권을 유지하다보니 이에 대한 인식이 쉽게 깨지지 못하고 있다.

A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6개월 동안 달러/원 환율이 1110-1135원 사이에서 움직였고, 간밤 역외거래에서 1109원을 찍고 환율이 살짝 반등한 것으로 볼 때 레인지 심리가 아직 있는 듯 하다"면서 환율이 급하게 박스권 하단을 밀고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통화정책 변화의 시점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2.25~2.50%로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은 시장 예상보다 더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연준의 경기와 물가에 대한 판단이 이전보다 하향조정됐고, 무엇보다 연준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를 지적하며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적 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를 삭제했다.

또한 보유자산축소를 예상보다 빨리 끌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후반기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올해 금리 인상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그 시기가 더욱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큰 틀에서 테이퍼링-금리인상-보유자산축소 등으로 이어지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향후 점도표의 대폭적인 하향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금리 인상 기대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 연준의 금리수준은 중립금리 아래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환시 참가자들은 미달러 강세 기조 종료 가능성을 점치며 달러의 점진적 약세를 저울질 하고 있다.

▲ 원화 강세 가능성 두고 고민

외환딜러들은 달러 약세 가능성을 주목하면서 원화 움직임도 이와 동행할지를 타진하고 있다.

B은행 외환딜러는 "완연한 비둘기톤이 확인된 연준 스탠스를 볼 때 기존 전망처럼 달러가 약세로 갈 여지가 크다. 그렇다면 이머징 통화는 강세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원화도 이 결을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화의 강한 강세 랠리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하단을 일시적으로 깰 여지는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달러/원 숏이 옳은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면서 "최근 이머징 시장이나 국내 증시로 외인들의 매수 흐름이 보이지만 편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추세적인 원화 강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D은행 외환딜러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주가는 쌀 수 있고 이로 인해 단기 차원의 자금 유입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성장 함수와 관련해서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국내외 성장 속 원화가 저금리 통화인 점을 감안할 때 원화는 향후 상대적으로 언더퍼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박스권을 당장 뚫어낼 만큼의 수급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E은행의 외환딜러는 "과거와 달리 원화 수급을 볼 때 달러 매도와 매수 세력이 팽팽하다. 그렇다 보니 역외 세력들이 한 쪽 방향을 몰고 갈 여건이 못 된다"면서 "원화가 변동성을 키우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되다 보니 환율이 방향성을 가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편집 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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