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2월2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4일(현지시간) 6% 이상 폭락해 약 1년반래 최저를 기록했다. 유가는 경제 둔화 우려로 장 후반에 하락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은 3.06달러, 6.7% 하락한 배럴당 42.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3.35달러, 6.2% 밀린 50.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선물시장은 성탄절을 앞두고 조기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나타냈다. WTI는 2017년 6월 22일 이후, 브렌트유는 2017년 8월17일 이후 최저가격이다. 두 유가 모두 이번 분기에만 약 40% 폭락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경제가 가동을 멈추어 향후 석유 수요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유가 폭락은 경기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 둔화를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기의 유가 급락으로 인해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를 둘러싼 여러 정치적 갈등이 성장 우려를 심화시킴에 따라 이날 자산 시장은 하방압력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원유와 주식이 아닌 금과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몰렸다.
뉴욕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미 재무장관이 과거에 위기 대처를 위해 구성했던 금융시장 실무그룹을 소집했다는 소식 등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약세장 직전까지 갔다.
스티븐 므누친 재무 장관은 주말에 대형 은행 6곳 대표들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또 이날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대통령의 금융시장 '실무 그룹'(Working Group)을 전화로 소집했다.
실무 그룹은 1987년 10월 주식시장 붕괴 이후 구성돼 '폭락방지팀'(Plunge Protection Team)으로도 불려왔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소집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때였다.
미 재무부의 이런 바쁜 행보는 경제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왔다. 또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의 반대에도 금리를 올린 파월 연준 의장 해임에 대해 참모들과 논의했다는 보도,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 등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 겸 예산국장은 주말에 "셧다운이 28일을 넘어 (1월3일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의회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