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박정림·김성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KB증권의 인적 쇄신 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회사 안팎에선 향후 임원인사를 포함한 대규모 인적 쇄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은 각자 대표 체제지만 통합에 포커스를 맞췄던 이전과 달리 이번 사장단 인사는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경은·전병조 사장은 통합 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였다. 사명에 ‘현대’라는 글자는 사라졌지만 자기자본이나 임직원 수 모두 기존 현대증권이 압도했다. 이에 양사의 주요 임원들도 그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 사장에 오른 김성현 부사장이 KB투자증권 소속에서 KB증권 IB총괄본부장에 선임된 대표적 사례다. 공현무 홀세일부문장, 김병영 경영관리본부장 또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출신 인물이다.
하지만 지주 출신인 박정림 부행장이 내정된 만큼 앞으로 이 같은 ‘배려’는 최소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부행장과 김 부사장 모두 각각 WM, IB분야의 베테랑인 만큼 자신과 손발을 맞출 능력 위주의 인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B증권은 역대 합병 증권사들과 비교해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어디 출신이라는 꼬리표 대신 업무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기조가 확산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통합 후 첫 희망퇴직이 공식화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KB증권 노사는 1975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 없는 희망퇴직에 합의했다. KB증권 전체 임직원은 3136명으로 비슷한 자기자본을 가진 한국투자증권(2631명), 삼성증권(2320명), NH투자증권(2950명)보다 200~500명 가량 많다.
다만 임기 초반인 점을 감안해 인적쇄신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조직 안정 및 업무 연장선상에서도 임원 물갈이와 같은 충격요법 대신 당장은 소규모 인사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대형사들이 연말 임원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해 핵심인재를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조직 내 안정을 우선시할 경우 인사 범위는 최소화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각자 대표 체제 유지에 반발하는 노조의 반응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KB증권 노조는 대추위 전부터 단독 대표 체제 전환과 사장 선임과정 공개를 요구해 왔다. 사장 선임이 확정된 이후엔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앞에서 신규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세몰이에 나선 상황.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노조는 은행권 인사가 사장으로 왔다는 점을 비판하는 것 같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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