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2월10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간) 2% 넘게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OPEC+)이 감산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12달러, 2.2% 오른 배럴당 52.61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브렌트유는 1.61달러, 2.7% 상승한 배럴당 61.67달러로 마쳤다. 지난주 WTI는 3% 올랐고 브렌트유는 4.8% 상승했다.
OPEC과 그외 산유국들은 이날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감산에 합의했다. 회의 후 타메르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일평균 80만배럴(bpd), 비회원국들이 일평균 40만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하락에 일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예상한 최소 100만배럴보다 컸다.
이틀간 열린 이 회의는 마지막까지도 어떤 결론이 날지 불확실했다. 러시아가 너무 적게 감축할 것이라는 점과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고갈된 이란이 (감축) 면제를 받지 못하고 협정을 저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시간의 회담 후 이란은 OPEC의 결정에 동의하는 기미를 보였고 러시아는 추가 감축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10월 수준인 1140만 배럴에서 22만8000 배럴까지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몇 달 동안 점진적으로 감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스트라타스 어드바이저의 존 파이시에 부사장은 "감산 없이는 시장에 극단적인 (가격) 하향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미국과의 관계유지를 확실히 하기를 원하면서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유가가 필요하기에 감산도 해야했다"고 설명했다.
감산 발표로 유가는 올랐지만 일부에서는 이 감산 규모로는 세계최대 석유 생산국인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상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났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래피단그룹의 로버트 맥넬리 대표는 "다가오는 공급 쓰나미가 얼마나 큰지와 비교하면, (이 감산 규모는) 내년에 재고량이 대규모 쌓이는 것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OPEC+의 감산을 방해했다. 감산을 위해서는 유가 밑에 단단한 바닥이 필요한데 그들이 그 바닥을 애매하게 만들었다"고 걱정했다.
OPEC, 러시아, 미국 등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들의 생산량은 2017년 말 이후 330만 배럴 증가한 5638만 배럴로, 세계 소비량의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급증세는 미국의 생산량이 2016년 초 이후 250만배럴 늘어나 총 생산량이 기록적인 1170만 배럴이 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는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즈는 지난주(~7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가 전주에 비해 10개 적은 877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6년 5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