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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전세계 작은 악재에도 민감한 반응 : 너무 과하다

입력: 2024- 11- 11- 오후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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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증시의 체력이 너무 약해져, 전 세계의 모든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연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마치 체력이 약해지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도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전 세계 증시가 반등할 시점에 오히려 악재 같지 않은 재료에 크게 흔들리는 흐름이 나타나는 요즘 증시 흐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증시만의 유난한 반응은 이제 과한 수준을 넘어 극단에 이른 것은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트럼프 당선에 급락, 중국 경기 부양책 아쉬움에 급락 : 그런데 정작 한국보다 중국이?

지난주 월요일, 정치권의 금투세 폐지 동의 호재는 이후 이어진 미국 대선 속에 일일천하로 존재감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이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주식시장은 이를 심각한 악재로 받아들였고 주식시장은 추풍낙엽처럼 주요 종목들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증시는 지난주 폐막한 중국 전인대에서 기대했던 경기 부양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악재로 해석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 모두 장중 1%~2%대의 깊은 하락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위의 두 재료에 대폭락이 발생했었어야 할 중국 증시는 오히려 건재합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었으니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여 한국이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감에 우리 증시가 하락하였다면, 정작 당사국인 중국 증시가 깊은 하락이 발생했어야 했지만, 상하이 종합지수 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지난주 월요일 이후 +4~+5% 수준의 지수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홍콩 증시가 오늘 제법 깊이 하락하여 1주일간 –1% 못 미치는 하락률을 기록하고는 있습니다만, 1주일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9% 하락, 코스닥 지수는 –3%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하였습니다.

트럼프 당선이든,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든 이 재료들이 중국 증시가 아닌 되려, 한국증시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이후 중국 증시는 한국증시보다 강한 흐름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모든 악재에 반응하는 한국증시

2022년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만, 올해 한국증시는 연중 내내 전 세계 증시가 상승할 때 가만히 있고, 전 세계 증시가 하락할 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마치 전 세계 증시를 자신의 업보인 양 뒤집어쓰는 흐름에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개인, 기관 가릴 것 없이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떠나 해외 증시나 부동산, 코인 등 다른 투자 대상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증시의 수급이 얇아지다 보니, 악재가 발생하면 하방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반대로 호재가 들어오더라도 매수 여력이 약해 충분히 상승하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 표면상 한국증시는 전 세계의 모든 악재에 반응하는 이상한 나라의 증시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너무도 과도한 수준에 들어왔다고 봅니다.

모두가 한국증시의 어두운 면만 보게 되는 현실 : 20여 년 전에도 있었다.

현재 증시와 비슷한 상황이 과거 20여 년 전에도 발생했었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직전 버블 형성기에 폭발적으로 유입되었던 자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코스닥 시장과 스몰캡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탈출이 발생하였습니다.
그즈음 주식시장은 반등하려 하면 반등다운 반등이 나오지 않고, 무너질 때는 폭락 수준의 하락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파생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본체인 한국증시를 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매일 발생하면서 방향성마저도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2003년 3월까지 코스피 시장은 그렇게도 힘들었었고, 코스닥과 스몰캡들은 2004년까지 거래대금 위축 속에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제2의 IMF 사태가 온다”라면서 매우 부정적인 시각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는 너무 좋은 주식들이 말도 안 되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필자가 종종 트리플5 라고 증시토크에서 언급드려온 “PER 5배 미만, PBR 0.5배 미만, 배당수익률 5% 이상”의 조건을 모두 갖춘 종목들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금과 비슷하게 밸류에이션이든 저평가든 의미 없다는 분위기였지요.
하지만, 시장은 극단적인 시장 분위기를 보내고 난 뒤, 서서히 반대 방향으로 돌아섰습니다.

작금의 증시 상황을 보다 보면, 그 당시와 비슷한 부분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여러모로 다른 시장이기에 미래 증시는 어찌 될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재의 한국증시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투자심리, 수급, 증시 반응, 밸류에이션 등 다양한 모습은 그때처럼 너무도 극단에 이르러 있습니다.

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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