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관찰되는 증시 현상 : 공매도 재개 후의 전초전인가?

입력: 2025- 03- 19- 오후 03:05

3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일이 다가오면서, 증시 관련 뉴스에는 공매도 관련한 기사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공매도 점검 시스템 시연 관련한 뉴스가 올라오면서 공매도 재개일이 성큼 다가온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공매도에 관해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정론과 긍정론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런데 이런 엇갈린 의견을 차치하고,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관찰하다 보면 향후 공매도 재개 후 시장이 혹시 이런 모습이 아니겠냐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역대 최장기간 금지되었던 공매도, 3월 31일 전면 재개

2023년 11월부터 금지되었던 공매도가 17개월여 만에 재개됩니다.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8개월, 2011년 유럽위기 당시 3개월, 2020년 코로나 쇼크 당시 14개월과 비교하였을 때 가장 길었습니다.
워낙 오랜 기간 공매도가 금지되었다가 시행되기에 이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걱정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한편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복귀와 시장 수급 개선 그리고 MSCI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어차피 3월 31일에 전면 시행되는 공매도, 이후의 증시가 어떨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현재 증시를 살펴보다 보면, 향후 증시가 이런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 3월 시장에서는 특이점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대형주에서 강하게 관찰되는 현상 : 저PBR 종목들의 강세, 고PBR 종목군의 상대적 약세

공매도 재개 관련 뉴스를 살펴보다가, 오늘 장중 증시 흐름을 보았더니 우연하게도 시장에 고평가되었다는 시총 상위 종목들의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데 반하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는 종목들의 상승세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코스피 상승, 코스닥 하락이라는 시장별 엇갈린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혹시나 싶어 공매도 재개가 본격적으로 언급되던 3월 초 이후 오늘 19일 장중까지의 주가 등락률을 3월 초 각 종목의 PBR 수준과 시가총액을 구분하여 분석 조사 해 보았습니다.
그룹은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300위 종목, 301위~1,000위 종목, 1,001위부터 이하 전체 종목으로 세 개 그룹으로 구분하여 조사 해 보았습니다.
(※ 이해의 편의를 위해 이 세 그룹을 대형주그룹, 중형주그룹, 소형주 그룹이라 칭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대형주그룹을 조사하다 보니, 매우 강한 경향을 보이면서 3월 중 저PBR 종목들이 고PBR 종목들에 비해 성과가 좋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형주그룹 내 종목들을 PBR 순서대로 정렬하고 저PBR 종목군 100개와 고PBR 종목 100종목의 3월 초 이후 19일 장중까지의 등락률을 계산하여 보았더니, 대형주그룹 내 저PBR 100종목은 평균 +3.27%의 상승률을 기록하였고, 고PBR 100종목은 평균 –0.92%의 하락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격차는 4.19%p로 제법 큰 수준이었습니다.

즉, 3월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제법 노골적으로 저평가 영역권의 종목들이 고평가 영역의 종목들보다 강세를 보인 것이지요.

중형주그룹에서는 저PBR 우위 약화, 소형주 그룹에서는 사라진 저PBR 우위

3월 초 이후 19일 장중까지 사이즈별 저PBR 100종목과 고PBR 100종목의 평균 등락률

중형주그룹과 소형주 그룹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시가총액 301위~1,000위권의 중형주그룹과 1,001위 이하 전체 종목들을 PBR 순으로 정렬 후 저PBR 100종목과 고PBR 100종목의 평균 등락률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3월 초 이후 19일 장중까지 중형주그룹 내 저PBR 100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3.08%, 고PBR 100종목은 평균 +1.95% 상승을 기록하였는데, 그 격차가 1.13%p로 대형주그룹에 비해 차이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형주 그룹에서는 아예 역전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3월 초 이후 19일 장중까지, 소형주 그룹 내 저PBR 100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1.08% 하락하였고, 고PBR 100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0.80%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저PBR 100종목 그룹이 –0.28%p 뒤처진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공매도 : 대형주 내 고평가 종목들을 타겟으로 할 가능성 커

위의 자료를 분석하다 보면, 공매도 재개시 상대적으로 무겁게 흘러갈 종목들과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종목군들 사이에 전초전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대형주 중에서 지금까지 모멘텀은 좋았지만, 고평가된 종목들의 상대적 약세, 반대로 저평가되었으나 모멘텀이 약했던 종목들의 상대적 강세가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3월 31일 공매도가 재개되고 나면 시장에서는 공매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고평가 종목군들의 흐름이 무거워지고, 반대로 공매도가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저평가 종목군들은 상대적으로 강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보입니다.

물론 시장 상황이란 것이 가봐야 알겠지만, 공매도가 재개되면 아무리 회사의 비전과 미래 내러티브가 좋더라도 과도하게 고평가 영역에 들어간 종목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2025년 3월 19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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