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01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31일(현지시간) 글로벌 공급 증가 신호로 하락했다. 다만 이날 2거래일 연속 상승한 뉴욕 증시 덕에 더 이상의 유가 하락은 제한되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0.87달러 내린 배럴당 6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0.44달러 내린 배럴당 75.47달러로 끝냈다.
유가는 10월3일 기록한 4년래 최고에서 각각 10달러 이상씩 하락했다. 10월 한달 동안 브렌트유가 8.8% 떨어지고 WTI는 10.9% 떨어져 둘다 2016년 7월래 최악의 한달을 보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26일) 미국의 원유재고가 321만7000배럴 늘어 6주 연속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수입 감소,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SPR) 매각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예상치인 411만배럴 증가 보다는 덜 늘어났다.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는 감소했다.
또 한 업계 소식통은 10월 중 러시아의 산유량이 일평균 1141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한 것으로 로이터 설문 결과 나타났다. OPEC 15개 회원국들의 10월 산유량은 일평균 3331만배럴이었다. 전월(9월) 수정치보다 일평균 39만배럴 늘어나 지난 2016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제재를 앞둔 이란의 산유량이 줄었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리비아가 증산을 단행해 감소분을 상쇄했다.
이날 발표된 이들 자료는 11월4일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깼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는 이란의 제재를 극복할 만큼 충분한 석유가 시장에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게 수차례 제재일부터 이란 원유 구입을 중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존 볼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은 원유수출을 제재하는 등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가하고 싶어하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미국의 친구이자 동맹인 국가들이 피해를 입는 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을 곧바로 제로(0)로 줄일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