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30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9일(현지시간) 하락했다. 10월 전체로는 지난 2016년 중순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가 높은 수준의 산유량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내보냈고,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은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는 55센트 내린 배럴당 67.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28센트 하락한 배럴당 77.34달러로 끝냈다.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6.6%, WTI는 이달 들어 8.5% 하락폭을 기록하게 된다. 두 품목 모두 지난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이란 석유수출 제재가 다음달 4일 발효될 예정이지만, 유가는 이달 초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27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산유량을 줄이거나 동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석유시장이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레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시장리서치부문 이사는 "러시아가 높은 산유량 유지를 언급하고, 심지어는 공급부족 우려 탓에 증산을 해야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 여파로 일부 매도압력이 촉발됐다"라고 말했다.
원유,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들은 글로벌 증시 급락세 탓에 타격을 받았다. 글로벌 증시는 기업이익을 둘러싼 불안감이 나타난데다, 무역마찰 고조 및 달러 강세로 경제성장세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해 압박을 받았다.
이란 석유부 산하의 샤나 뉴스통신은 이란이 처음으로 국내거래소를 통해 원유를 민간기업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28일 보도했다.
게다가 미국의 이란 제재 발효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란산 석유수입 상위 5개국 중 3개국인 인도, 중국, 터키가 미국의 이란 석유수입 중단에 반발하는 중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어 소식통들은 이들 국가의 반발과 유가 급등 우려 탓에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이 시험대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양자협상을 통해 이란산 석유수입의 일부는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