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05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간) 2% 안팎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내 차익실현 거래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08달러, 2.72% 내린 배럴당 74.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71달러, 1.98% 하락한 배럴당 84.58달러로 끝냈다.
전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6.74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기술적 과매수 정도도 지난 2012년 2월 이래 가장 큰 규모까지 늘었다.
그 여파로 시장참여자들은 차익실현거래를 진행했다. WTI 역시 지난 1월 이래 과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이번 주 들어 WTI와 브렌트유의 상대강도지수(RSI)는 70 이상까지 올랐다. 지나치게 높다는 신호를 시장에게 내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 RSI는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증시도 유가를 압박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유가는 종종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선물시장 원유 인도 중심지인 미국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재고도 유가의 발목을 잡았다. 시장정보업체 젠스케이프의 보고서를 트레이더들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9월28일~10월2일 기간 쿠싱의 원유재고는 약 170만배럴 늘었다.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오늘 나타난 하락세는 뉴욕증시 급락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최근 나타난 유가 상승세에 따른 조정을 거친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가는 오는 11월4일 발효되는 미국의 이란제재를 앞두고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일평균 130만배럴 증산이 가능하다고 이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신호는 내보내지 않았다.
아울러 사우디는 200억달러를 투자해 여유생산능력을 유지하고, 가능하다면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우디가 현재 보유한 지속가능한 최대 산유량은 일평균 1200만배럴이다.
한편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무역긴장이 이머징마켓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방송채널 두 곳은 니틴 가드카리 수송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인도가 대규모 석유 수입 탓에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루피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인 탓에 타격을 받아왔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