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04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3일(현지시간) 1% 넘게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2% 가까이 상승하며 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미국의 이란제재가 임박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증산 소식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18달러, 1.6% 오른 배럴당 76.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49달러, 1.8% 상승한 배럴당 86.29달러로 끝냈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6.74달러까지 올라 지난 2014년 10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선물부문 이사는 "현 시점과 11월4일(미국의 이란제재 발효시점) 사이에는 별 문제가 없다"라며 "(미국 원유재고는)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그 와중에도 시장은 랠리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발표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야거 이사는 "투기세력들이 저가 매수기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EI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797만5000배럴 늘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증가폭 198만5000배럴의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장 초반 유가는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의 발언 탓에 하방 압력을 받고 있었다. 알 팔리 장관은 사우디가 이달 산유량을 일평균 1070만배럴로 늘리고, 다음달에는 생산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산유량은 지난 2016년 11월 일평균 1072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은 지난 9월 러시아와 사우디가 유가 상승세 진정을 위해 증산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미국에게 알렸다고 로이터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을 두고 감산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으로는 두 국가가 이란 공급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증산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일명 OPEC+)은 지난해부터 과잉재고 제거를 위해 공급을 제한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유가를 내리라는 압박을 받은 뒤 이들은 감산 수준을 완화한 바 있다.
감산합의가 완화된 와중에도 유가는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란제재에 따른 공급 감소분을 메우는 과정에서 여유생산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증산계획도 시장 판도를 크게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제이콥 애널리스트는 "사우디는 여전히 매우 소극적이다. 시장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원한다"라며 "때문에 시장이 잇따른 사우디 증산 소식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