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13일 (로이터) - 미국 국채 수익률이 10일(현지시간) 약 3주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저위험자산인 미국 국채를 퍼담기 시작했다. 터키에서 금융문제가 발생하자, 위험에 노출된 다른 이머징마켓들과 은행들을 둘러싼 우려가 발생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2.855%로 약 3주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6.6bp 하락한 3.019%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뉴욕장 후반 5.7bp 내린 2.596%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지난 5월 말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 사이의 갈등골이 깊어진 영향이다. 미국은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관세 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탈리아발 정치 위기 탓에 급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 이 시점에서는 터키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베라트 알베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이날 정부의 신규 경제계획을 내놓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재정 긴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통화위기를 멈춰세울 만큼의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놀란 트레이더들은 이날 더 많은 리라화를 매도했다. 이날 달러/터키 리라 환율의 상승폭은 지난 2001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컸다.
ICON어드바이저의 제리 폴 국채부문 수석 부대표는 "리라화는 명백히 참패를 기록했다 비난받아 마땅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관세조치까지 발표해 엎친데 덮쳤다. 사람들은 '안전자산에 있을래'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주요 주식시장들도 터키발 악재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는 전일 30년물 국채 180억달러를 입찰하며 한 주간의 국채 발행 스케줄을 마무리했으나, 국채 매수세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RW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슈타인 정부 및 기관투자부문 헤드는 "전일 국채 입찰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수요는 여전했으며, 이는 시장을 안심시키는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