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Investing.com
(2020년 2월 1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적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세웠던 계획에는 이런 전개가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이 12월 초 OPEC 회담을 마무리했을 때만 해도 긴급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외 모든 OPEC 회원국들은 주요 협력국인 러시아가 어쩌면 OPEC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일지도 모를 추가 감산에 동의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놀랍게도 지난 5년 사이 OPEC이 논의했던 감산은 모두 죽기 살기의 문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재 의제에 오른 일일 600,000 배럴의 감산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영향력 극대화 노리는 러시아
시장은 기존 OPEC의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10개 협력국의 모임인 OPEC+가 며칠 안으로 감산에 동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도 3월 5일과 6일에 열릴 회의 자리에서는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감산량 할당에 최대한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결정을 최대한 미루며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열흘 동안 푸틴 대통령은 감산에 대해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대신 크렘린궁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 산업이 품은 우려에 대한 성명을 내놓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지난주 반등을 시작하기 전까지 점점 약세장으로 접어드는 유가와 푸틴 대통령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정부측에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각종 언론은 정부의 에너지 부서 관계자들이 추가적인 감산은 OPEC과 전혀 관계 없고 얼마든지 원유를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는 미국 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뿐이라며 추가 감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셰일유 생산 둔화는 연초부터 꾸준히 언급되었지만 실제로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전년 대비 20% 감소한 시추공 수에도 불구하고 일일 1,300만 배럴이라는 산유량 기록을 경신했을 뿐이다.
RBC 캐피털 마켓(RBC Capital Markets)의 글로벌 상품 선임 전략가 헬리마 크로프트(Helima Croft)는 지난주,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마지막 순간에 에너지 행정부서 인사들이 내놓은 의견을 뒤엎고 3월 5일 OPEC+ 협력국의 에너지 장관들과 함께 서명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OPEC 앞에서 "공적인 압력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협상에서 러시아의 총 감산 할당량을 줄이기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OPEC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푸틴이 감산에 동의할 때까지 시장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이다.
반등 뒤 다시 허우적거리는 유가
지난주 4일 간 브렌트유가 약 5%, WTI는 3% 이상 상승하며 원유 매수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해주었던 반등세 뒤 원유는 다시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시장이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하는 사이 아시아와 유럽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화요일 이른 오후 싱가폴 시장의 하락까지 이어졌다.
원유 상승론자들은 미국이 지난주 기록했던 어마어마한 양의 원유 재고 증가를 이겨냈다. 하지만 시장이 유지되려면 이런 큰 폭의 재고 증가는 일상적인 것이 아닌 특수 상황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입장이다.
원유를 주로 다루는 뉴욕 티케 캐피털 어드바이저(Tyche Capital Advisors)의 타리크 자히르(Tariq Zahir)는 "OPEC+가 본격적으로 움직임에 나서기 전까지 2주 내내 유가가 매일같이 상승하는 상황을 떠올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한다.
또한 “변동성은 당연히 있을 것이며, 지난주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였던 것만큼 하락하는 날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조만간 유가가 다시 가파르게 하락할 수도 있을까?
바이러스 공포로 가격 하락 유발될 가능성
상승론자들은 브렌트유가 $60대로, WTI가 $55대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브렌트유가 $50 수준, WTI가 약 $45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상당하다.
이런 암울한 전망이 제시되는 것은 대부분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에 따라 중국 내 수요 감소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화요일, 신규 확진자가 전일에 비해 1,888명 증가한 72,436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770명에 머물렀던 사망자는 98명 증가해 총 1,868명으로 집계됐다.
티케 캐피털의 자히르는 지난주의 반등을 예시로 들며 "세계적 성장세는 이미 영향을 받았으며, 공급망은 이보다 더 심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V형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코로나19를 상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 원유 수요 감소는 이어질 것이며, 앞으로 점점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으로 더욱 확산된다면 원유 수요는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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