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증거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3월부터 널리 퍼졌던, 유가가 조금 더디기는 하더라도 지속적인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지금부터 유가가 하락할지도 모르는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긍정적인 수요 데이터, 영향력은 작아
최근 몇 개월 사이의 유가는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브렌트유는 대체로 배럴당 $46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선에 머물렀으며, WTI는 $40에서 $43 사이를 오갔다.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소식도 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원유 재고가 여전히 5년 평균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기는 하지만, 생산과 소비량 사이의 균형도 4월과 5월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 그리고 유가는 여전히 같은 가격대에 머무르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은 4주 연속으로 재고 감소를 발표했다. 이 감소폭은 매주 줄어들고 있다.
7월 24일로 끝난 주의 원유 재고는 1,060만 배럴 감소했으며, 7월 31일로 끝난 주에는 740만 배럴 감소했다. 그 다음주의 감소폭은 450만 배럴에 그쳤다. 8월 14일로 끝난 주에는 160만 배럴까지 줄어들었다.
재고 감소폭이 지금보다 줄어들거나 감소 추세 자체가 멈춘다면 유가가 하락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둔화
대중 원유 수출은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이 상황도 곧 바뀔 가능성이 있다.
8월 수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53억 달러어치의 연료를 수입하겠다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수출량을 대폭 늘인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아랍 경유 가격을 기대만큼 크게 인하하지 않아 WTI 수입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역시 영향을 주었다. 현재 미국은 9월 수출을 위해 8월과 비슷한 양의 원유를 적재한 상태다.
중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되었던 무역협상 이행 검토를 앞두고 미국산 원유 수입량을 늘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낮은 상황에서는 미국산 연료 수입에 대한 합의를 이행할 방도가 사실상 없으며, 검토가 이루어진 뒤에는 원유 수입을 줄일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행 검토를 위한 회의는 8월 15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되었다. 새로운 날짜는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양국 사이의 긴장이 꾸준히 고조되고 있는 만큼 무한정 연기될 수도 있다.
현재 중국 항구에는 수많은 유조선이 원유를 내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제는 원유제품에 대한 아시아의 수요가 기대에 비해 부족하며, 중국 정유시설들이 유가가 지금보다 저렴했던 6월에 지나치게 많은 원유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8월 중으로 새로운 정박지를 열겠다는 계획이 대폭 연기된 것도 정체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이 증가할수록 미국의 원유 관련 데이터도 개선된다. 이 데이터는 미국의 어마어마한 산유량과 시장의 투명성, 그리고 트레이더들의 미국 중심적인 관점으로 인해 유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수출량이 감소한다면 유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수요 증가 둔화
미국 내 가솔린 수요는 여름 운전 시전이 끝나는 9월에 감소하는 성향을 보인다. 금년 여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행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다.
상당수의 인구가 실업했거나 재택근무 중이고, 학교들도 문을 닫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가을철 통근 및 통학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정유시설들은 가을에 정기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아직까지는 이 과정을 연기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정유시설의 원유 소비가 감소하면 EIA의 주간 원유 재고 데이터에도 그만큼의 영향이 갈 것이다.
제트 연료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출장과 일반적인 여행 모두가 제한되어 있으니 앞으로도 현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디젤 연료 수요 또한 여름 내내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경기가 악화된다면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
최종 결론
미국과 호주, 그리고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상화가 난항을 겪는 것에는 코로나19 공포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사회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코로나19 관련 이슈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스웨덴은 경제를 봉쇄하지 않은 반면 다른 국가들은 거의 전면적으로 경제를 봉쇄하기도 했다. 이제는 정부의 대응이 종결된 뒤에도 겁에 질려 일상생활을 즉시 재개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은 이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와 유가 회복이 3단계로 나뉘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 코로나19 극복과 정부의 대응
- 대중의 공포 극복
- 경제적인 타격 극복
OPEC과 러시아의 원유 공급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산업 및 경제 활동이 대폭 늘어나거나 산유량이 지금보다 더 감소하지 않는 이상 원유 수요는 현황을 유지하거나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며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유가는 3분기 말부터 4분기에 더욱 하락하게 될 것이다.
조 바이든(Joe Biden) 전 부통령이 대선에 승리할 경우에도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최대 산유국의 자리에 머물렀다. 바이든의 정치적 우군들은 대부분 미국 산유량, 특히 셰일유와 해양 원유 생산량 감소를 반길 것이다. 민주당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은 산유량의 대폭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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