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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 21년 내 최고치 연일 경신 : 사상 최고치 가능할까?

입력: 2021- 07- 15- 오후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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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숨 고르기를 깊게 한 코스닥 지수는 이번 주 들어 나흘 연속 상승세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또다시 지난주 고점을 넘어서면서 코스닥 지수 1,055p까지 올라섰습니다. 코스닥 1,000p, 천스닥 지수를 넘은 이후 야금야금 고점을 높여가는 코스닥 시장.
그런데 지수대는 21년여 전인 2000년 9월 장대 음봉을 하루하루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코스닥 지수는 역사적 최고치인 2925.50p (과거 기준 292.55p)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사뭇 저도 궁금합니다.)
 
 
▶ 그 당시의 악몽 : 2000년 IT버블 붕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999년 IT버블 광풍 이후 찾아온 2000년 IT 거품 붕괴는 코스닥 시장의 흑역사로 남아있습니다.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영역에 들어와 있지만, 코스닥(KQ)지수는 21년여가 지난 지금도 당시 최고치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현재 코스닥 1,000p 대는 코스닥 사상 최고치에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식 초년병이었던 그 시절 필자는 겪지 말았어야 할 2000년 IT버블 붕괴를 그대로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1월부터 시작된 IT버블 붕괴는 너무도 날카로웠습니다. 1월에만 코스닥 지수는 갑자기 -30% 하락합니다. 그리고 2월 잠시 반등하지만, 그 후 거의 매달 -10%, -20%, -30%씩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싶더군요.
마치 가상화폐, 코인 시장이 좋을 때는 좋지만, 하락하면 대책 없이 급락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1999년 IT버블부터 최근까지 코스닥 지수 추이
 
5~6월 반전을 만들어보던 증시는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정확히 21년 전인 7월 -23%라는 급락을 또다시 시작합니다. 8월에 ?9% 정도 하락할 때만 하더라도 그나마 코스닥 지수가 현재 기준 1,000p는 유지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기준 코스닥 지수는 100p, 그래도 두 자릿수로 내려가지는 않겠지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2004년에 10배수를 한 값입니다. 당시 투자자들이 경험한 코스닥 지수를 보시려면 현재 지수에 1/10을 하시면 됩니다.
(※ 참고 : 현재 코스닥 지수 차트에서 2004년 이전 지수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모두 0으로 되어있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2000년 9월 코스닥 지수는 그 한 달 내 최대 -30% 하락하면서 장대 음봉을 만들고 코스닥 지수 100p(현재 기준 1,000p)는 20여 년 동안 돌아갈 수 없는 영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코스닥 시장은 과거의 치욕을 이겨내면서 한 걸음씩 당시 지수를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데, 한국 코스닥 지수 사상 최고치 가능할까?
 
2000년 초반 IT버블 붕괴를 함께 경험한 나스닥 시장은 십수 년이 흐른 2013~2014년이 되어서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됩니다. 당시 나스닥 5,000p였는데 현재 14,600p 대에 있으니 그 후로도 3배 가까이 상승하였군요.
한국판 나스닥인 코스닥 시장도 이를 따라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많은 분이 하십니다. 나스닥처럼 2000년 사상 최고치 대비 3배 정도 오른다면 코스닥 지수는 거의 9천 수준에 이르겠군요. 정말 꿈과 같은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냉정하게 살펴볼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시장 가치, 밸류에이션입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꿈과 희망이 가득한 시대이고 미래 성장에 대한 엄청난 기대가 종목들 주가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만약 어느 정도 숫자를 만들 여지가 있다면 우리도 나스닥처럼 2000년 IT버블 시점보다도 훨씬 높은 코스닥 사상 최고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나스닥 시장과 비교를 간단히 해 보았습니다.
1999년 연말 나스닥 지수는 4,069p, 시장 PBR 레벨은 5.1배였습니다.
1999년 연말 코스닥 지수는 2,561p, 시장 PBR 레벨은 5배였습니다.
이렇게 보니 1999년 연말 당시 나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PBR 레벨이 비슷합니다.
 
그런데 2021년 최근 밸류에이션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7월 초 나스닥 지수는 14,644p, 시장 PBR 레벨은 4.6배입니다.
2021년 7월 초 코스닥 지수는 1,055p 부근, 시장 PBR 레벨은 2.71배입니다.
 
만약 99~2000년 IT버블 수준까지 치솟는다면 여지는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925.50p까지 상승한다면, 코스닥 시장 전체의 PBR 평균 레벨은 7.5배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익 가치로 평가하는 PER 레벨이 아니라 자산가치의 배수인 PBR 시장 평균 레벨에서 말이지요.
즉, 사람들이 기대하는 코스닥 사상 최고치는 지금 현실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작고, 억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더라도, 어쩌면 이후 IT버블 붕괴에 준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 문제는 나스닥보다 코스닥 시장의 질적 변화가 거의 없다 보니.
 
시장 PBR = 주가지수 ÷ 시장BPS(가상의 시장 주당순자산)로 공식을 간단히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역산하여 공식을 새롭게 유도할 수 있겠습니다.
시장 BPS(가상의 시장 주당순자산) = 주가지수 ÷ 시장 PBR
이 공식을 이용하여 1999년 연말 당시 그리고 현재 나스닥과 코스닥의 가상 시장 주당순자산을 계산 해 보면 중요한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스닥은 펀데먼털이 대략 사반세기 동안 4배나 증가했지만 코스닥 시장 아쉬울 따름
 
위의 표는 앞서 설명해 드린 공식을 바탕으로 계산 해 본 나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시장 주당순자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스닥 시장은 거의 사반세기 동안 4배 가까운 시장 BPS 증가가 있었고 지금의 나스닥 시장 상승을 설명할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되려 시장 BPS가 -24% 감소하였습니다.
즉, 코스닥 시장이 99년 연말 수준까지 회복하기 위한 펀더멘털 측면의 명분이 약한 것입니다.
 
이는 안타까운 코스닥 시장의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량한 코스닥 기업은 코스피 시장으로 넘어가기 바쁘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종목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비싼 값으로 상장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좋은 종목이라고 부상한 코스닥 시총 최상위 종목이 어느 날 갑자기 상장 폐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지요.
그러다보니 코스닥 시장은 너무 오랜 기간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승하기 위한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스닥 지수 21년 만에 최고치를 만들고는 있지만, 한편 필자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마치 체질이 약한 아이가 몸만 비대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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