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By Barani Krishnan/Investing.com
러시아는 OPEC의 제안을 수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보호와 장기적 수익,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에 대한 울분이 그 선택지를 지워버렸다. 이제 러시아는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 낮은 유가와 OPEC 소속 협력국들까지 같은 곤경을 겪게 만들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만약 다음주까지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앞당기고 감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산유국들과 그 협력국의 모임인 OPEC+ 전체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부터 원유 시장이 위태로울 때면 서로의 "댄스 파트너"가 되어 유가를 지탱하기 위한 감산에 나섰다. 전세계를 휩쓸며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까지 추락시키고 있는 코로나19 발발은 다시 손을 잡기에 딱 알맞은 기회였을 것이다.
러시아, 이번에는 OPEC을 저버릴지도
하지만 러시아는 OPEC의 이른 초대를 놓고 예상보다 훨씬 오래 침묵을 지켰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도 일정을 앞당기지는 않을 것이며, 심지어는 회의에 참가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의 이번 결정으로 유가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는 타격을 받고 있다. 파트너의 거절로 창피를 당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협력국들의 불만 속에서 하염없이 러시아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뉴욕 티케 캐피털 어드바이저(Tyche Capital Advisors)의 창립자 타리크 자히르(Tariq Zahir)는 최근 Investing.com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움직임 한 번으로 원유 시장을 하락장으로 몰아넣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신만 아는" 행동은 오래도록 논쟁거리가가 되었던, 원유 시장 점유율을 담보로 내놓고 OPEC+의 감산에 동참하고 매번 조금씩 미국 셰일유 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그만두겠다는 러시아의 결정이다. 자히르는 "러시아가 드디어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낄 때에만 OPEC+ 감산에 참여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며,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손실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다. 또한 "국영석유기업으로 구성된 OPEC과는 달리, 러시아 원유업계는 독립업체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업체들은 미국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시장에 나서는 편이 더 유리하며, 그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아랍 국가들을 지탱하기 위해 진행하던 감산과 그에 따르는 제약을 끔찍하게 꺼린다.”
원인은 OPEC에 대한 오랜 불만
러시아 에너지 산업이 지난 4년 내내 쌓아왔으며, 로스네프트(Rosneft, OTC:OJSCY)의 사장 이고르 세친(Igor Sechin)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을 대신해 반복적으로 제시했던 OPEC에 대한 불만이 드디어 터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Salman bin Abdulaziz) 국왕과 전화상으로 합의했던 코로나19에 대한 빠른 대응 결정을 철회했다. 에너지 장관인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은 언론을 통해 3월 5일부터 6일이라는 기존 회의 날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굳이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 전까지 2주 가량의 시간을 끌었다. 또한 현재 상황이 "상당히 불분명"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회의에서 감산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더욱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지난주, 베네수엘라산 원유 판매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로스네프트의 자회사에 가한 제재다. 베네수엘라의 국영석유기업 PDVSA가 또 다른 로스네프트 자회사를 통한 원유 수출을 시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화요일에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상황을 산만하게 하는 트럼프의 제재
뉴욕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공동 창립자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로스네프트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에 실제로 타격을 주기보다는 그들의 짜증을 유발하면서 OPEC이 바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를 다루는 독립 투자 애널리스트 탄비르 아비드(Tanvir Abid)는 이번 월요일, OPEC이 러시아의 협력 없이는 감산을 "진행하지도, 진행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비드는 "OPEC의 생산량은 이미 바닥 수준이며, 그룹 내부에서 이미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작성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추가적으로 일방적인 감산을 진행하는 것을 매우 꺼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은 화요일, 이번 회의에서 감산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며 아직 "아이디어가 고갈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OPEC이 혼란에 빠졌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줄리안 리(Julian Lee)는 주말 기고문에서 OPEC+가 바라는 대로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 일일 600,000 배럴의 추가 감산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의 실제 기여도는 겉보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거의 매번 감산 할당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비난을 받았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회의가 열리기까지의 열흘 사이에 중요한 것은 그 시점의 유가가 어느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지다.
OANDA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할리(Jeffrey Halley)는 "주요 가격대는 여전히 브렌트유가 배럴당 $53.00, WTI가 $50.00다,"라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2월 초에 보였던 가격대로, 다시 그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리고 이번에는 OPEC+의 배짱을 시험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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