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미 국채 금리, 얇아진 저축 완충 여력, 인상·인하·재인상을 오가는 연준의 행보가 한꺼번에 맞물리면 연준의 과잉 긴축 위험이 커진다.
연준이 9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3%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가지가 겹치면서, 시장이 충분히 따져 묻지 않는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장기금리가 이미 긴축을 대신하고 있다면, 이제부터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때마다 연준의 과잉 긴축 위험도 커지는 것 아닌가? 필자의 답은 ’그렇다’다. 게다가 데이터를 보면 그 부작용이 드러나기까지 남은 ’활주로’는 대다수의 예상보다 짧다.
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대 0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다. 새 점도표는 연말 금리를 4.1~4.4%로 제시했다. 시장은 10월 28일 회의에서 동결을 예상하지만, 12월까지 한 차례 더 인상할 확률은 여전히 75%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겨냥한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이유」에서 지적했듯, 연준의 정책 수단은 오로지 수요에만 작용한다. 결국 핵심은 그 수요가 어디에서 가장 취약하냐는 것이다. 네 단계로 나눠 짚어보자.
견조한 경기가 정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나
경기 지표부터 보자. 실제로 강하다. 9월 ISM 서비스업 PMI는 54.9를 기록했고, 신규주문지수는 59.8까지 올랐다. 제조업 지수는 54.5였다. 서비스업 비중이 큰 미국 경제 구조를 반영해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80대 20으로 가중평균하면 종합지수는 약 54.8이다. 경기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면, 이 정도 수치 뒤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이 따라와야 한다.
그래서 직접 검증해봤다. 2013년 이후 매월 ISM 제조업 지수를 9개월 뒤 CPI 상승률과 맞춰보면, 둘의 상관관계는 ’경기 과열이면 물가도 뛴다’는 통념보다 훨씬 약하다. 팬데믹 기간을 빼면 PMI가 55 이상이었던 달은 37개월이고, 그 뒤 인플레이션은 평균 1.6%에 그쳤다. 강한 경기 뒤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따라온 시기는 2020년 중반부터 2022년 중반까지가 유일하다. 경기부양 지원금이 풀리던 때 공급망까지 마비된 시기였다. 2021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판단을 그르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서부터가 흥미롭다. 경기 지표는 인플레이션의 ’변화폭’과 약 0.55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다시 말해 강한 경기는 물가를 조금씩 밀어 올릴 뿐, 물가 수준 자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좋은 인플레이션’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지금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AI 투자로 생산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서 ISM 응답 기업들은 GPU와 메모리를 공급 부족 품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더 큰 동력은 ’나쁜’ 인플레이션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로 뛰었고,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20.4% 높았다. 서비스 기업들은 경유와 휘발유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9월 서비스업 가격지수가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인 74.0을 찍은 이유다. 설비투자에서는 좋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에게는 나쁜 압박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앞의 것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뒤의 것에는 큰 타격을 준다.
경제보다 앞서 달리는 기업 실적
이제 기업 실적을 보자. 탑다운 차트(Topdown Charts)의 S&P 500 이익 전망 수정 지표는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ISM 제조업·서비스업 지수의 평균은 평년을 소폭 웃도는 데 그친다. 역사적으로 두 지표는 함께 움직여 왔다. 둘이 벌어지면 경제가 따라잡든, 이익 전망 상향이 꺾이든 결국 간극은 좁혀졌다.
"이익이 늘면 자산 가격도 오르는데, 뭐가 걱정인가?"
평범한 경기 사이클이라면 이 반론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의 문제는 ’쏠림’이다. 이익 전망 상향은 거의 전적으로 AI와 설비투자 관련 업종에 몰려 있다. 현금이 넘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0.25%포인트 인상은 거의 아무 영향이 없다. 하지만 차입에 기대 성장한 신생 클라우드 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10월 AI 관련주 급락은 이쪽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보여줬다. FOMC도 지금의 경제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생산성 증가세가 강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하다." — 2026년 9월 16일 FOMC 성명
맞는 말이지만, 바로 그게 문제다. 연준은 지금 가장 강한 성장 엔진이 신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를 조이고 있다. 반면 신용이 필요한 부문은 이미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다. 게다가 5.1%에 달하는 무위험 금리는 주식 밸류에이션이 넘어야 할 문턱을 높인다. 이익이 늘어도 밸류에이션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2022년이 정확히 그랬다. 그해 S&P 500 기업 이익은 견조했지만, 10년물 금리가 약 1.5%에서 4% 가까이 오르는 동안 지수는 약 19% 떨어졌다.
포트폴리오를 헐어 쓰는 소비자
필자는 연준의 과잉 긴축이 가장 위험한 곳이 세 번째 지점이라고 본다. 지난 15년간 주식과 채권 시장의 상승이 소득 증가를 조용히 대신해 왔다. JP모건체이스 연구소(JPMorganChase Institute)는 체이스 고객 2,000만 명 이상의 입출금 계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를 수치로 보여줬다. 투자 계좌에서 입출금 계좌로 순이체된 자금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3%였다. 2019년 4월에는 3.5%였고, 2026년 4월에는 6.8%까지 높아졌다. 올봄 미국 가계가 1달러를 쓸 때 7센트 가까이를 월급이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를 팔아 마련했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경우 올해 들어 매달 지출의 10% 이상을 투자 계좌 인출로 충당했다. 눈여겨볼 것은 이 추세가 끊긴 시점이다. 이 추세는 2020년 초, 2022년 대부분, 그리고 2025년 초에 주춤했는데, 모두 주가가 떨어진 시기였다. 여기에 8월 개인저축률이 4.1%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미 경제분석국(BEA)의 연례 수정치를 반영하면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다. 이 배경은 소비자 신용 압박을 짚은 이전 기사에서 다룬 바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은 자산을 팔아 그 소비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반면 소득 하위 50%에게는 저축 여력이 거의 없다.
일부는 인구구조 때문이므로 전부를 ’압박’으로 보기는 조심스럽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계좌를 헐어 쓰는 것은 필자가 앞서 다룬 ’자산 인출기’ 현상이다. 상당 부분은 계획된 인출이다. 하지만 동기와 상관없이 경로는 같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이 압박을 받고,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인출이 줄고, 인출이 줄면 소비도 준다. 다음 경기침체는 아마 대량 해고로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소비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가계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증시 하락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과잉 긴축의 부작용이 나타나기까지 연준에 남은 시간은?
이제 과거 사례를 보자. 1991년 경기침체 이후 연준은 1994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다가 1995~1996년에 내렸다. 1997년 한 차례 인상한 뒤 1998년 LTCM 사태 때 다시 인하했다. 이어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다시 175bp를 올렸다. 경기침체는 2001년 3월에 시작됐다. 재인상을 시작한 지 21개월, 마지막 인상 후 불과 10개월 만이었다. 지금도 같은 흐름이다. 2022~2023년 인상, 2024~2025년 인하, 그리고 9월 재인상이다.

아래 표는 1980년대 후반 이후 모든 긴축 사이클을 정리한 것이다. 마지막 열을 눈여겨보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시점에 채권시장이 이미 얼마나 긴축을 진행했는지 보여준다. 
오늘날과 출발 시점 스프레드가 가장 비슷한 사례는 1999년이다. 역대 사이클 가운데 가장 빨리 경제에 균열을 낸 사이클이다. 1989년 이후 마지막 금리 인상부터 경기침체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약 14개월로,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8개월이었다. 
결국 이 글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고 과거의 패턴이 반복된다면, 2027년 말에서 2028년 중반 사이에 경제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만큼은 이 계산을 믿지 않는다.
10년물 금리가 이미 5% 안팎인 만큼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차입 비용은 3.875%의 기준금리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긴축적인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추정하는 중립금리도 3.1% 수준이다. 여기에 소비가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다는 점까지 더하면, 통화정책의 효과는 매일 새로 정해지는 자산 가격을 타고 퍼진다. 그래서 필자는 시차가 과거 평균보다 짧을 것이라고 꽤 확신한다. 다만 정확히 몇 월일지는 훨씬 덜 확신한다. 이 부분을 정확히 맞힐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추측일 뿐이다.
"연준은 무언가 부러질 때까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 채권시장,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헐어 쓰는 소비자가 이미 도화선을 짧게 만들어 놓았다."
강세론자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강세론자들의 논리에도 근거는 있다. 1995년 사이클은 연준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두 배로 올렸는데도 ’연착륙’으로 마무리됐다. 연준도 실업률이 4.1%에 머물고 성장세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성은 강하고, AI 투자는 뜨거우며, 기업 실적은 계속 예상치를 웃돈다. 더데일리샷(The Daily Shot)이 제시한 장기 차트도 일리가 있다. 10년물 금리 5%는 1800년 이후 평균과 비슷하고, 1960년 이후 평균보다는 한참 낮다. 이 기준으로 보면 금리는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필자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요즘 필자가 거듭 받는 질문이 있다. “금리가 정상 수준이라면, 왜 정상적인 금리가 경기침체를 부른다는 건가?”
’정상’이라는 기준은 비정상적인 시기에 쌓인 부채와 의존 구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훨씬 불어난 부채, 그리고 자산을 팔아 소비하는 가계에 정상 금리가 적용되면 결과는 정상적이지 않다. 15년간 이어진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의 대가다. 필자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모두가 한 방향을 예상할 때는 대개 다른 일이 벌어진다. 지금 시장의 컨센서스는 하방 위험을 거의 보지 않고 있다.
연준의 과잉 긴축 위험, 투자자에게는 무슨 의미인가
하워드 막스는 오래전부터 "예측은 못 해도 대비는 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지금이 바로 그 말이 들어맞는 때다. 연준의 과잉 긴축 위험이 주식을 던지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산 가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사이클의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 증시가 10~15% 하락하면 2018년보다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고소득층의 소비를 곧바로 줄이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운용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악재에 대비해 지금 몇 가지 조치를 해둘 필요가 있다.
- 많이 오른 종목을 쫓아 사기보다 목표 비중에 맞게 리밸런싱한다.
- 금리에 민감하고 소비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비중은 절제한다.
- 5% 국채 금리가 인내심 있는 투자자에게 주는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필자의 동료 마이클 레보위츠가 채권시장이 이미 연준의 역할을 대신했는지 짚은 글에서 설명했듯, 장기금리는 시차를 두고 주택시장, 대출 차환,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준다. 그 충격은 대부분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켜볼 지표는 많지 않다. 10년물 금리가 5%를 넘는지, ISM 고용지수, JP모건의 투자 계좌 인출 데이터, 그리고 개인저축률이다. 연준이 여전히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투자 계좌 인출이 둔화된다면, 그것이 바로 신호다.
결론: 채권시장과 자산에 기대는 소비자가 이미 연준이 할 일의 상당 부분을 해냈다. 따라서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때마다 과잉 긴축 위험은 과거의 시차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커진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금리를 올리고 있다. 위험한 것은, 그 증명을 위해 결코 무너져서는 안 될 경제를 대가로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들
연준의 과잉 긴축이란 무엇인가?
연준의 과잉 긴축은 연방준비제도가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수요가 지나치게 위축돼 경기침체가 오고, 결국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장기금리가 이미 금융 여건을 긴축시킨 상황이라면 이 위험은 더 커진다. 2026년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안팎까지 오른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ISM 지수가 강하면 인플레이션이 오르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2020~2022년을 제외하면, ISM 제조업 PMI가 55 이상이었던 달로부터 9개월 뒤 CPI 상승률은 평균 약 1.6%였다. 강한 경기는 인플레이션을 다소 밀어 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큰 폭의 물가 변동을 이끈 것은 공급 충격과 경기부양책이었다.
마지막 금리 인상 후 경기침체는 보통 언제 시작되나?
1989년 이후 경기침체는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 인상 후 평균 약 14개월 만에 시작됐다.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8개월이었다. 다만 1995년 사이클은 연착륙으로 끝났듯 경기침체가 반드시 오는 것은 아니다.
투자 계좌 인출이 경제에 왜 중요한가?
JP모건체이스 연구소(JPMorganChase Institute)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 계좌에서 인출한 자금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3%에서 2026년 4월 6.8%로 높아졌다. 그만큼 소비가 증시 하락에 더 민감해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금리 인상이 자산 가격을 누르면 과거 사이클보다 경기가 더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