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5% 돌파·WTI 105.83달러 ’고금리·고유가 충격’...연준 금리 인상 확률 95%로 상승 [오늘 아침 글로벌시장 핫이슈]
연준은 통상 통화정책을 조정하고 기준금리 목표를 설정할 때 헤드라인 물가지표보다는 근원 물가지표에 주목한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변동성을 제외하고 물가 변화의 기저 추세를 더 잘 보여준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번에도 같은 접근이 유효한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정답을 쉽게 찾기 어렵다. 따라서 연준은 내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상당한 정책적 오류를 범할 위험을 안고 있다. 핵심적인 딜레마는 다양한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면, 헤드라인 물가지표는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크게 웃도는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연준은 근원 물가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현재 상황을 정상적인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이란 분쟁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전쟁을 다시 확대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월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점도 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둔화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월까지 전년 대비 3.4% 상승률을 유지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으로 소폭 둔화했다. 이는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연준의 2% 목표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는 고무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대체 근원 물가지표 역시 아래 차트에서 볼 수 있듯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 국채금리는 왜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월요일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선 뒤 상승폭을 반납하며 4.99%에 마감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이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듯, 화요일 장 초반 10년물 금리는 다시 5.04%를 소폭 웃돌며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한편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요일 4.68%까지 오르며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현재 연준의 3.50~3.75%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은 이 만기 국채 금리에 높은 확률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 역시 현재 연준이 내일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직면한 과제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부적절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업률과 헤드라인 CPI를 변수로 활용한 단순한 모델에 따르면, 유효 연방기금금리 기준 약 3.63%인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은 크게 왜곡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이란 분쟁이 격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할 때 그렇지 않았다면 보다 명확했을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쟁이 격화되고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파이프라인 폭파와 같은 사태로 중동의 에너지 수출 능력이 위축되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쟁이 종식된다면 에너지발 물가 상승 압력은 빠르게 완화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원유 벤치마크 가격은 최근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5월 이후 처음이다.
강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크지 않았던 유가와 인플레이션 간 상관관계가 최근 더욱 긴밀해졌다. 그 결과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직접 끌어올리고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이어질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은 연준을 특히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일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채권시장의 실망감이 다시 커지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백악관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연준의 독립성이 더욱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가장 큰 위험은 연준이 새로운 긴축 사이클에 들어갔다가 이란 분쟁이 조기에 진정되고 에너지 수출이 정상화되면서 그 결정이 성급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동 위기가 수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 경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위험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때그때 적절한 대응을 결정하는 것은 연준이 늘 안고 있는 어려움이다. 특히 현재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판단이 까다롭다. 연준은 내일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리를 올려도 문제고, 올리지 않아도 문제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