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워시에 연일 "금리 올리지 말라" 압박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미국 국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전 세계로 시선을 넓혀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을 살펴보면 보다 큰 그림이 보인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가운데 상당수에서 국채 금리가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등 세계 10대 경제대국 중 7개국에서 기준 국채 금리와 인플레이션율이 동시에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년간 약 52bp(1bp=0.01%포인트) 상승해 4.4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플레이션율은 2.9%에서 약 3.5%로 높아졌다. 영국 국채(gilts) 금리는 더욱 큰 폭으로 상승했다. 68bp 오른 4.68%를 기록했으며, 인플레이션율은 약 3.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국채금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폭은 비율 기준으로 가장 두드러진다. 약 1.05%에서 1.85%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인도는 뚜렷한 예외다. 주요 경제국 가운데 국채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모두 둔화된 국가는 인도가 유일하다. 인플레이션이 약 5%에서 4%로 낮아지는 동안, 인도 국채금리는 약 35bp 하락했다. 러시아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표에 포함된 다른 국가들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별 부채 부담과 재정적자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의 배경은 더욱 복잡해진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의 237%를 넘어선다. 따라서 국채금리가 1bp 추가로 상승할 때마다 일본의 이자 부담과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아래 표는 각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국채금리 변동폭을 함께 보여준다. 이를 통해 현재 미국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미국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세계 주요 선진국 채권시장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PwC의 데이터센터 전망, 중요한 변수를 간과하다
PwC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관련 지출은 2050년까지 31조6,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더욱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AI 도입이 기본 전망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관련 지출이 최대 50조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PwC는 내다봤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조3,000억~2조 달러에 해당한다. 참고로 2027년 AI 관련 자본적지출(CapEx)은 약 1조2,000억~1조3,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31조6,000억 달러라는 규모는 전체적으로 보면 막대한 금액이지만, 이는 사실상 현재의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향후 약 25년간 지속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구축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5년 후에도 유효할까? 하물며 25년 후에도 그럴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전체 지출 규모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 막대한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배분될지를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노후화 리스크(obsolescence risk)란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인프라가 기술적으로 뒤처지거나 경제성이 떨어져 더 이상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위험을 의미한다. 이번 경우에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더 작고 효율적인 데이터센터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랙당 전력 밀도는 과거 일반적으로 8~15킬로와트(kW) 수준이었지만, AI 워크로드에서는 현재 50~100kW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불과 5년 전에 구축된 인프라조차 고밀도 AI 클러스터를 수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직면한 이 같은 위험을 ‘노후화 부채(obsolescence debt)’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미 현재의 수요에 맞지 않는 데이터센터에 투입된 자금에 대해서도 부채 상환 의무는 그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칩 세대를 위해 축구장 크기로 지어진 데이터센터가 몇 년 뒤에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조하거나 아예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32조 달러라는 전망치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 수치는 그 막대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신규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하는 데 사용되기보다, 이미 노후화된 인프라를 철거하고 새로운 인프라로 교체하는 데 투입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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