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주주환원 체급이 달라진다...목표가 150만원
2026년 8월 25일, 중국의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100m를 8.86초에 주파했다. 공식 기록상 가장 빠른 인간 기록보다 빠른 기록이다. 하지만 로봇은 결승선의 완충 장벽에 부딪힌 뒤 넘어졌다. 사흘 전 같은 대회에서는 또 다른 로봇이 결승선 장벽에 충돌한 뒤 불이 붙었다. 스스로 멈추지도, 불을 끄지도 못했다. 첫 번째 사례는 투자자들이 중국 로봇주에 몰려드는 이유를 보여준다. 두 번째 사례는 이런 열기가 실제 로봇의 성능을 앞서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론
올해 8월 베이징에서는 불과 9일 사이에 세 가지 일이 벌어졌다. 8월 19일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가 개막했고, 같은 날 중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인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어 8월 22~26일에는 제2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World Humanoid Robot Games)이 열렸다. 이처럼 일정이 한데 몰린 것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은 회사 주가가 급등한 뒤 기자들에게 산업의 진정한 돌파구, 이른바 "챗GPT 모멘트"가 나타나기까지는 아직 약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시장가치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대를 반영하고 있었던 셈이다.
로봇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나?
휴머노이드 로봇은 제약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물리적 동작에서는 놀라운 수준의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정밀성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여전히 서툴다. 현재 로봇 시장의 과열된 기대를 이해하려면 이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동 능력의 발전은 눈에 띈다. 2025년 8월 열린 첫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에서 100m 우승 기록은 21.50초였다. 올해 같은 기종인 톈궁 울트라(Tiangong Ultra)는 첫 기록을 9.39초로 단축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 자체 기록을 8.86초까지 줄였다. 이는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운 9.58초 기록을 크게 앞서는 기록이다. 400m 기록은 약 1분28초에서 38.15초로 단축됐고, 멀리뛰기 기록도 1.25m에서 7m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에서는 300대가 넘는 로봇이 1만2,000명의 인간 참가자와 함께 달렸고, 가장 빠른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세계기록을 넘어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참가 로봇 21대 가운데 완주에 성공한 로봇은 단 한 대뿐이었다.
시장은 이런 발전 속도를 보고 앞으로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트리는 2026년 8월 6일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약 22.35달러로 책정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90억달러로, 2025년 매출 약 2억5,200만달러의 약 38배에 달했다. 유니트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60%, 출하량은 약 5,500대였다.
세계로봇대회가 열린 당일 유니트리 주가는 장중 한때 629% 폭등한 뒤 약 460%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약 470억달러로 치솟았으며, 이는 같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약 200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열기는 다른 로봇 기업으로도 번졌다. 기업가치 63억달러로 평가받은 샤오펑(XPeng)의 로봇 사업부는 중국 체화형 AI(embodied AI) 분야에서 단일 기준 최대 규모라고 설명한 9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샤오펑은 로봇 하드웨어의 매출총이익률이 5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분기 차량 사업에서 기록한 12.1%의 매출총이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출처: ShauryaMalwa & CoinDesk
카메라에 담기지 않은 이면
같은 대회에서는 주요 하이라이트 영상에 담기지 않은 장면도 잇따랐다. 기록을 경신한 로봇이 불꽃을 튀기며 쓰러진 뒤 불이 붙어 관계자들이 직접 진화에 나섰고, 또 다른 로봇은 400m 경기장을 들것에 실려 나갔다. 높이뛰기에서는 인간 세계기록을 넘어선 로봇이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채 미끄러져 사진기자들 바로 앞에서 간신히 멈췄다. 한 로봇은 경기 도중 갑자기 경련하듯 움직였고, 운영요원들은 리모컨을 찾아 헤맸다.
단거리 달리기는 로봇에게 비교적 유리한 시험이다. 바닥은 평평하고, 거리는 정해져 있으며, 출발 시점도 예측할 수 있고, 주행 중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는다. 경기 주최 측이 사전에 모든 변수를 제거한 환경이다. 더 어려운 과제는 로봇이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육상 트랙에서는 이런 능력을 시험하지 않았다.
대회에서는 다른 종목을 통해 이러한 능력도 평가했지만, 관련 결과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16개국에서 2,056대의 로봇이 참가한 51개 종목 가운데 전체 경기의 약 3분의 1은 미리 짜인 동작이 아닌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또 40% 이상은 완전 자율주행이 요구됐다. 호텔 프런트 업무부터 긴급 대응, 케이블 연결, 자재 운반, 빨래 개기, 30초 안에 에스프레소 추출을 반복 수행하는 과제까지 다양했다.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달린 바로 그 로봇들이 집게로 원두를 집거나 병뚜껑을 여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관영 매체조차 가사 및 노인 돌봄용 로봇은 아직 시범 운영과 검증 단계에 있으며, 실제 사용에 바로 투입할 수준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속도는 헤드라인을 만든다. 하지만 공장이나 가정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은 신뢰성과 안정적인 수행 능력이다.

출처: 로이터
자본 정치가 가르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을지는 세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로봇이 필요로 하는 학습 데이터를 누가 통제하는지, 수익을 내기까지 수년간 이어질 손실을 누가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시장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올여름 이 세 가지 요인은 더욱 선명해졌다.
미국은 상업적 이해관계보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먼저 움직였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26년 7월 28일 외국산 휴머노이드 및 4족 보행 로봇을 수입 규제 대상인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했다. 공급망과 사이버보안,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이 리스트에 오른 제품은 미국 내 수입·마케팅·판매가 금지되며, 화웨이의 통신장비나 해외에서 생산된 드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조치로 신규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은 FCC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으며, 사실상 향후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델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65%를 넘어야 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를 보호주의 조치라고 비판하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이번 규제는 2026년 9월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더하는 요인이 됐다. 기존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갈등까지 겹치면서 양국 간 마찰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규제가 나온 시점에 중국은 이미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1만5,000대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유니트리와 AGIBOT이 각각 5,000대 이상을 출하했다. 반면 테슬라와 피겨 AI(Figure AI)의 출하량은 각각 수백 대 또는 그 이하에 그쳤다.

출처: CNN
양국 모두에서 기업가치는 공개된 매출 규모를 크게 앞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 전체의 공개 매출은 2025년 기준 10억달러에도 못 미쳤으며, 출하량은 약 1만3,000~1만5,000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주요 투자은행들이 전망하는 향후 시장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 시장 규모를 380억달러로 예상하는 반면, 모건스탠리는 2050년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가 5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모건스탠리는 2035년까지 약 1,300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가동되고, 2050년에는 그 수가 1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씨티그룹은 2050년 시장 규모를 최대 7조달러로 내다본다.
모건스탠리는 로봇 가격도 현재 약 20만달러 수준에서 부유한 시장에서는 약 5만달러, 중국 공급망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최저 1만5,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망을 감안하면 유니트리의 매출 대비 약 200배에 달하는 기업가치와 알리바바·텐센트를 전략적 투자자로 둔 샤오펑 로봇 사업부의 높은 기업가치는 단기 현금흐름보다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봇 산업은 광범위한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베이징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6년 7월 경제지표를 8월 17일 발표했다. 전자장비 생산은 19% 넘게 증가했고 산업용 로봇 생산도 30% 이상 늘었지만,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4.5%로 둔화됐다.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은 물론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이 같은 지표는 중국 경제가 점점 서로 다른 두 영역으로 갈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은 어려움을 겪는 반면 다른 한쪽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봇 산업은 분명 후자에 속한다. 사업성이 아직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단계임에도 중국 정부가 산업 확대를 계속 지원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사실상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장이 동시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서구 경쟁업체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앞세워 중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시장으로 진출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이 주요 시장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런 경쟁 구도는 중국 업체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가격과 마진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의 제조업체들은 규모는 작지만 보호받는 내수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규제가 중국 업체들이 이미 다른 시장에서 확보한 출하량·생산 규모·가격 경쟁력의 격차를 좁혀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중국산 부품에 여전히 의존하는 미국 로봇 시스템 통합업체에는 추가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
결론
더 큰 문제는 이들 기계가 실제 경제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인가다. 갈수록 이 질문은 하나의 글로벌 경쟁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두 체제 간 경쟁으로 바라보게 된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대규모 생산과 낮은 제조비용에 승부를 걸고 있다. 반면 미국은 수입 금지와 수출 통제 등을 통해 중국의 생산 규모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규모는 작더라도 보호받는 자국 산업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다른 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기 전에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어느 쪽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어느 경제가 휴머노이드 노동력을 먼저 안정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는 쪽이 어디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