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 800조 첫 돌파 ’슈퍼예산’ 전망…국세 600조 상회
미국 정부와 채권시장의 벼랑 끝 대치가 목요일에도 이어졌다. 미 재무부가 전날 장기물 국채 수익률을 낮추기 위해 장기 국채 환매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발표 직후 시장은 잠시 반응했다. 목요일 초반 거래에서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장 마감 무렵에는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채권시장과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지에 쏠린다. 재무부가 수요일 국채 환매 프로그램 규모를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베선트 재무장관은 목요일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환매 프로그램 규모가 “발행분당 40억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매에 배정되는 자금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베선트 장관은 “시장 여건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이를 분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하려는 일은 시장 참가자들이 펀더멘털에 집중하도록 하고, 거래가 한산한 시장에서 유동성이 얇은 시기에 헤드라인만 보고 매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레이더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의 일부는 시장에 신호를 보내고, 현재 수익률이 기초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리가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부가 수익률을 억제하거나 최소한 상단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채권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신뢰성 있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너무 짧다. 수요일 국채 환매 발표 이후의 흐름을 놓고 보면, 양측이 일단 팽팽하게 맞선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다. 진정한 시험대는 앞으로 몇 주간 채권시장에서 펼쳐질 것이며, 최근 이어진 수익률 상승세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주요 만기 세 가지의 국채 수익률을 살펴보자. 2년물, 10년물, 30년물 수익률이다.
2년물 수익률은 단기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수익률 곡선 장기 구간에서 벌어지는 힘겨루기의 영향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만 7월 고점 이후 이어진 하락세는 최근 며칠 사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목요일에는 4.20%로 마감했다. 이는 여전히 연준의 4.50~4.75%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시장이 여전히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장기물 구간의 불확실성이 2년물 시장으로 번져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압력도 한층 커질 수 있다.

대표적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와 대조적으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거래에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흐름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형성된 박스권을 상향 또는 하향 돌파할 경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

재무부가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하거나 나아가 수익률 자체를 낮추는 데 성공했는지를 판단할 핵심 무대는 30년물 만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월요일 한때 5.34%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지만 현재는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재무부의 구두 개입과 확대된 국채 환매 계획이 시장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월요일 고점을 상향 돌파할 경우, 트레이더들이 재무부가 수익률 곡선의 장기 구간에 영향을 미치기는커녕 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조차 여전히 믿지 않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장기물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보도자료나 TV 인터뷰만으로는, 적어도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시장은 계속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방정부 부채와 끈질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과의 분쟁이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으며, 신임 Fed 의장 케빈 워시가 자리를 잡고 대외 메시지를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통화정책 전망 역시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재무부가 시장의 전망을 보다 완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베선트 장관과 재무부가 국채 환매 계획을 거듭 확대하는데도 시장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수익률을 더 끌어올리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채권 약세론자들의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채권시장에서 더 깊고 장기화된 매도세가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시장과 정책당국 간의 상호작용도 유동적인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안정되거나 하락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위험 요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연방정부 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불안정한 중동 정세는 언제든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을 다시 급등시킬 수 있다.
현재로서는 재무부가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여전히 물러설지, 아니면 오히려 이를 정면으로 받아칠지를 결정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