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호황과 XRP의 부재 – 리플은 과연 자체 토큰이 필요한가
7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외로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최근 미국 경제 활동의 둔화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단일 월간 보고서만으로 단정하기는 이르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나, 최근 주요 경제 지표를 종합하면 현재 GDP 나우캐스트(Nowcast·실시간 전망치)가 시사하는 수준보다 경기 성장세가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배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분기 GDP에 대한 주요 기관의 전망치는 2분기의 완만한 성장세에 이은 경기 반등을 가리킨다. 특히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모델은 2분기 성장률(1.5%)을 크게 웃도는 4.3%(연율 기준)의 강력한 성장세를 제시하며 매우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 지표가 발표된 이후 3분기 강력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주장의 힘은 급격히 약화했다. 실제로 3분기 GDPNow 실시간 전망치는 대폭 하향 조정되는 추세이며, 7월과 8월의 신규 경제 지표가 추가 공개됨에 따라 이러한 하향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소매판매 감소 전환은 경기 기대감을 하향 조정해야 하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7월 소매지출은 전월 대비 0.6% 감소하며 지난 1월 이후 첫 월간 감소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1년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소매판매의 핵심군이자 음식점, 자동차 딜러, 건자재점, 주유소를 제외하여 GDP 산출에 직접 반영되는 소매 통제집단 지표 역시 0.4% 하락하며 10개월 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매 활동이 약화한 점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미시간대학교가 집계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 초 8% 하락하며 2개월 연속 이어지던 개선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보고서는 "정치적 성향 전반에 걸쳐 심리지수가 하락했으며, 특히 공화당 지지층에서 8월 중 가장 큰 폭의 전월 대비 하락세가 관측됐다"고 분석했다.
고용 시장의 둔화 흐름 역시 눈여겨봐야 할 핵심 변수다. 지난 6월과 7월 민간 부문 신규 고용은 3만 건 증가에 그치며, 지난 3월 기록한 20만 건 이상의 고점 대비 급격히 위축됐다. 이민자 수가 급감할 때는 노동력 증가세가 둔화해 실업률 상승을 막기 위한 최소 고용 수준(손익분기점)이 0에 가까워지므로, 역사적으로 낮은 고용 증가폭이 경제에 미치는 위협은 제한적인 편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월간 신규 고용 창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경우,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인 소비 부문으로 여파가 파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광범위한 경기 둔화의 징후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주간경제지수(WEI)에서도 포착된다. 8월 8일 집계 기준 10주 이동평균 지수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8월 초 WEI가 시사하는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3분기 지표 대비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가리키고 있으나,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현상은 경기 확장세가 지속해서 둔화할 수 있다는 조기 경보로 풀이된다.

제가 추적하고 있는두 가지 독자적인 경기 순환 지표 역시 성장 둔화 신호를 포착하고 있다. 9월까지의 전망치를 보면, 최근 경제 활동의 회복세가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명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미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여전히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으며 리세션(경기 침체) 위험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표는 올해 시장을 놀라게 했던 경기 회복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조기 신호일 수 있다. 이 분석이 타당하다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변수는 채권 시장, 특히 장기물 금리의 향방이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핵심 시험대로 꼽힌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금요일 5.26%로 마감하며 약 20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경기 활동의 둔화는 최근 급등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해서 완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3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최소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몇 가지 복잡한 변수들이 남아있다. 소요가 지속하고 있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중동발 에너지 공급 차단 여파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봉착해 있는 미국의 재정 리스크가 채권 시장에 여파를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급증하는 국가 부채와 막대한 규모의 국채 발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및 신용 위험에 대한 더 높은 보상(프리미엄)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력이 장기물 금리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좌초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 동력을 잃고 고도를 낮추는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기적인 경기 둔화 흐름 속에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할 경우, 이러한 이행 과정은 상당한 변동성을 동반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