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환율에도 결국 美주식…’역대 최대’ 151억 달러 쓸어담은 서학개미
지난주 애플은 AI용 메모리칩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애플은 로이터통신에 "이처럼 부품 가격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른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그동안은 증가한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들이 DRAM과 NAND 플래시 물량을 대거 확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및 저장장치용 칩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맥북 에어의 가격을 1,099달러에서 1,299달러로, 맥북 프로는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아이패드 에어는 599달러에서 749달러로 각각 인상했다. 다른 애플 제품 가격도 순차적으로 오를 예정이다.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델은 2025년 말 제품 가격을 약 15~20% 인상했으며, 레노버도 2026년 1월 가격 인상에 나섰다. HP, 에이서, ASUS 역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이들 업체 모두 AI발 메모리칩 공급난을 공통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포함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정보기술(IT) 부문은 수십 년간 물가를 낮추는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하방 압력은 이제 약해지고 있으며, 오히려 상승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리 인상은 수요 측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AI용 메모리칩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공급 측 인플레이션에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다만 소비자와 기업이 IT 제품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면 다른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소비 지출의 재배분이 AI 메모리칩 가격 상승에 따른 일부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시간이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업체는 물론 기존 메모리칩 제조업체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설 유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분기 말 리밸런싱 매매 본격화
아래 두 개의 차트는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폭(market breadth)이 개선된 배경을 잘 보여준다. 이는 패시브 인덱스 운용사들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돈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분기말 리밸런싱에 나선 결과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대형 성장주는 대형 가치주를 6%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물론 이는 상당한 격차지만, 6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상황은 정반대였다. 대형 가치주는 대형 성장주를 약 9%포인트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동안 벌어졌던 성과 격차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세 번째 차트에 포함된 그래프를 보면 메가캡 성장주 ETF MGK는 불과 3주 만에 ’극도의 과매수(overbought)’ 상태에서 ’과매도(oversold)’ 구간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반면 중소형주 ETF IWM와 동일가중 S&P 500 ETF RSP는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
최근 강세를 보인 자산을 뒤늦게 추격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지난 몇 주간 나타난 급격한 주도주 교체는 분기말 리밸런싱 거래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처럼 대규모 리밸런싱에 따른 가격 움직임은 분기 말이 지나면 일부 되돌려지는 경우가 많다.
차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업종별 흐름도 비슷하다. 그동안 부진했던 헬스케어, 금융, 유틸리티 업종은 현재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반면, 기술주는 다시 **적정 가치 수준(fair value)**으로 돌아왔다.
주목할 점은 최근 한 달 동안 애플,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메가캡 기술주의 수익률이 S&P 500보다 3.75%포인트 낮았다는 사실이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S&P 500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즉, 최근 기술주의 약세는 기술 섹터 전반이 아니라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현상이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면 새 분기가 시작되는 첫 주에는 메가캡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최근 몇 달간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반도체와 하드웨어 관련 종목은 일부 차익실현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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