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주, AI와 반도체로의 극단적 쏠림이 만든 대혼란 장세

입력: 2026- 06- 05- 오후 05:49

6월 3일을 기점으로 6월을 시작한 이번 한주 증시는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6월 3일 이전만 하더라도 AI와 반도체로 향하는 극단적인 군중심리 속에 코스피 지수의 사상 최고치가 연일 경신되었습니다만, 6월 3일 이후 주식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반대로 AI와 반도체 대장주들의 급락이 연이어지면서 시장은 대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조금 격한 표현입니다만 이렇게 부르는 게 이번 한주 증시를 더 정확히 표현하는 듯합니다. ‘대환장의 장세’라고 말입니다.

우연일까? 6월 3일 지방선거 그리고 6월 5일 젠슨 황 방문이라는 이벤트가 겹친 한주

AI, 반도체, 메모리 관련 긍정적인 소식은 최근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매일 그리고 오늘도 연이어졌습니다. 증권사들의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과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집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고객예탁금은 밀물처럼 시장으로 유입되며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있는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식을 매수합니다.

지난 5월 어느 날부터는 6월 첫 주 젠슨 황 방문에 따른 수혜주들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LG그룹 주, 두산로보틱스를 중심으로한 두산그룹주 외 여러 관련기업들과 여기에 반도체 대장주들도 에너지가 더 실리면서 모멘텀이 격해져 갔지요.

이런 가운데 5월 내내 그리고 6월 2일까지 코스닥과 개별 종목들을 매도하여 한시라도 빨리 코스피 시총 최상위, 젠슨 황 수혜주 그리고 지난달 말에 상장한 삼전/닉스 등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매수해야겠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맞물리면서 코스닥과 개별 종목은 마치 짜놓은 것처럼 전 종목이 –10%~-20% 수준의 급락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5월 한 달 +28.5% 상승에 더해 6월 2일까지 총 +33% 상승하는 동안에 말입니다.
그야말로 차별화 장세를 넘어선 착취적 차별화 장세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6월 3일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우연이었든 필연이었든 갑자기 시장에서 AI와 반도체를 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마이크론 등 메모리 관련 기업들과 브로드컴 등의 주요 반도체, AI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냥 하락한 수준이 아니라 급락이 발생한 것이지요. 그리고 6월 3일 이전까지는 시장이 신경도 쓰지 않던 메모리 정점에 대한 작은 명분이라도 생기면 6월 3일 이후로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4~5월 같다면, 6월 5일 오늘 젠슨 황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월 4일까지도 그 기세가 이어졌어야 할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갑자기 급브레이크가 걸렸고 오늘 젠슨 황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그 순간에 잠깐 AI, 반도체, 젠슨 황 수혜주들이 낙폭 회복이 있었지만, 그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였습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6월 3일을 보내면서 시장은 적어도 잠시라도 그 이전의 흥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복합적인 이유들과 함께 말이죠.

하나, 유동성 문제 : 미국에서 한국증시가 5년 전 경험한 대규모 IPO와 유상증자 발생

6월 첫 주, 6월 3일을 기점으로 왜 시장은 돌변하였을까? 그중 큰 이유는 바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울트라 공룡급 유동성 블랙홀이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 한국증시가 5년 전 2020년대 초반 강세장에서 경험했던 현상이었지요. 당시 초강세장이었던 우리 증시는 상장사들은 주주들의 가치는 무시하고 대규모 IPO와 유상증자를 단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잘 버텼지만, 반복되는 유동성 블랙홀로 인해 시장 체력이 무너지고 말았지요.

이와 비슷한 현상이 6월 미국 증시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6월 1일 장 마감 직후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였습니다. 애초 800억$로 발표되었습니다만, 최종 847억 규모로 증액되면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해 갔습니다. (구글이 이전까지 매년 자사주 매입 중심 기조에서 바뀌었다는 점은 좋게 볼 수만은 없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6월 12일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란 점입니다.
글로벌 증시 역사상 최대규모의 IPO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 IPO는 자본 조달 규모가 최대 860억$에 상장 시 기준 기업가치가 1조 7,5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굵직한 두건의 미국 증시에서의 재무적 이슈는 단순히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유동성 흡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고 최근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중 일정 부분은 알파벳 유상증자와 스페이스X IPO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있을 정도입니다.

주식시장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두 번의 굵직한 카운터 펀치를 맞고 나면 체력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요.

둘, 극단적인 군중심리 : AI, 반도체發 묻지 마 상한가 파티 후 각성?

4월 증시는 그렇다 치더라도 5월 증시는 그야말로 광풍이었습니다. 예전 손담비 씨의 노래 ‘미쳤어~♬’라는 노래가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투자자들은 미친 듯 시가총액 초대형주를 연일 상한가로 만들기도 하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본으로 만들 정도로 투자자들은 위 호가를 때려가면서 시장가로 급하게 AI, 반도체 관련 초대형주들을 매수하였습니다.
여기에 젠슨 황이 방한한다고 하니, 작년 10월을 떠올리면서 그 열기는 더욱더 고조됩니다. 마치 홍대 클럽 안에서 음악 소리에 심취하여 무아지경에 빠진 이들처럼 말입니다.
(※ 그러고 보니 오늘 젠슨 황은 홍대거리에 있는 고깃집에 간다고 하지요)

치솟는 시총 초대형주를 잡기 위해 투자자들은 좋은 종목도 헐값에 집어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도 모자라 5월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ETF가 상장되자마자 그 열기는 더 거세어졌습니다. 빨리 삼전/닉스 레버리지ETF로 대박 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급기야 레버리지 ETF 매매를 위한 필수 교육을 전담하는 금융투자교육원 서버를 마비시키기도 하였지요.
아무리 높은 성장성과 극단적 저평가에 빠져있는 종목이라도 성골이나 진골(시총 초대형주)이 아닌 중소형주인 경우 가차 없이 투매라는 폭력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광기는 마치 클럽 거리의 여명이 찾아오는 새벽처럼 어느 순간 각성합니다. 6월 3일이 우연이었든 필연이었든 잠시 그 분기점이 되었던 것이지요.

다음 주 이후, 또 광풍으로 들어갈지 투자자들이 흥분에서 깨어날지 알 수 없지만.

최근 군중심리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가 시장을 경험한 햇수로 28년여의 세월 중 올해처럼 광기 어린 군중심리가 가득했던 때는 1999년, 2007년 이후 20여 년 만입니다.
(※ 이후에 있었던 일시적 열기는 그저 귀염둥이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예측불허의 군중심리가 어디로 튈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만약 시장을 주도했던 AI,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조정을 거친다면 생각 보다 그 낙폭이 거칠 수 있습니다. 상승할 때 두 자릿수로 상승했던 만큼, 그리고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으로 신용융자가 폭증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자들이 몰린 만큼 하락이 발생하면 격한 낙폭이 발생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일시적으로라도 성골/진골 종목이 아니어서 억울하게 투매를 당한 저평가, 고퀄리티 종목들이 꿈틀거리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5월 낙폭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다 다시 AI/반도체 클럽에서 풍악(?)이 요란하게 울리면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군중심리는 또 묻지 마~로 바뀌겠지만 말입니다.

2026년 6월 5일 금요일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이성수(필명 : lovefund이성수, 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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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의견

클럽에서 풍악이 울리면 최면에 걸린듯ㅋㅋㅋ 연구원님 소싯적에 홍대 클럽 좀 다니셨나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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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광기냐 ㅠㅠ 자료 즉 실적과 전망치 그리고 가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라...소설 쓰듯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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