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사주 매입 –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

입력: 2025- 05- 19- 오전 09:07

피셔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작성하였다. 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영향이 있다?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주가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사 주식을 매입하여 시장에서 없애는 것이므로, 이론적으로는 공급을 줄인다. 또한 주당순이익(EPS)을 높여 주주에게 보상을 주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이 동일하다면, 자사주 매입은 이론상 긍정적인(‘bullish’) 요소이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더 복잡하다.

자사주 매입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수요 또한 중요하다. 자사주 매입이 단지 임직원 스톡옵션 등과 같은 2차 발행을 상쇄하는 수준이라면 공급을 줄이지 못한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은 새로운 발행을 ‘중화(sterilize)’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동시에 더 근본적인 부정적(또는 덜 긍정적인) 요인이 수요를 낮춰, 공급이 줄어도 주가가 오르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자사주 매입은 하나의 요인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이 진술은 대체로 옳지만,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주제와 과거의 자사주 매입 관련 잘못된 주장들에 대해 이미 논의한 바 있다. 아래는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 자사주 매입은 주주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행위가 아니며, 그 역할은 배당이 한다.
  • 기업 자사주 매입은 가장 비효율적인 현금 사용처이다.
  • 이익은 대부분 기업 내부자들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 언급하기보다는, 이번에는 자사주 매입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고자 한다.

2025년 5월 현재, 기업 자사주 매입 승인 규모는 올해 1조 3,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1조 달러 이상이 이미 실행되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시장에서 집행된 자사주 매입 규모 중 가장 큰 수치이다. 애플(NASDAQ:AAPL)이 1,000억 달러, 구글(NASDAQ:GOOGL)이 700억 달러를 추가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두 기업의 프로그램만으로도 전체 자사주 매입 중 12%를 차지하게 된다.

CS 트레이딩 데스크 예측

이 데이터는 왜 2000년대 초반 이후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꾸준히 증가해왔는지를 의문하게 만든다. 특히,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가치 상승에 기여하지 않는 수준(non-accretive)의 평가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이 일반화된 현실에서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점은 자사주 매입이 단순히 주주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수단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무너뜨리는 진술이다.

예를 들어, 애플이 2024년에 발표한 1,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사가 장기적인 가치 창출보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이 같은 지적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애플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018년 이후 5년간 사실상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트 제공: SimpleVisor.com)

총 수익

만약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면, 왜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것일까?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 설명될 수 있다.

“기업 경영진들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지만, 그 어떤 이유도 이 단순한 진실만큼 설득력 있는 설명은 되지 못한다. 주식 기반 보상이 경영진 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단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끌어올린다.” – 파이낸셜 타임스

그렇다면 자사주 매입은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 요인일까?

자사주 매입은 중요한 요인인가

기업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다. 우리가 작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자사주 매입의 영향력은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시장에까지 미친다. 2000년 이후, 순수한 기업 자사주 매입은 미국 주식시장의 순자산 매입의 100%를 차지해왔다. 이는 연금펀드, 뮤추얼펀드,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 순유입: +5.2조 달러
  • 연금 및 뮤추얼펀드: –2.7조 달러
  • 가계 및 해외 투자자: +2.4조 달러
  • 기업 (자사주 매입): +5.5조 달러

즉, 자사주 매입은 오늘날 주식시장 수요의 핵심 축 중 하나이며, 단순한 주가 부양 수단을 넘어 시장 전체의 구조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미국 주식의 순 수요

다시 말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없었다면 오늘날 주식시장은 대략 30% 정도 더 낮았을 것이다.

“아래 차트는 Pavilion Global Markets가 지난 10년 동안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S&P 500의 수익률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이 나뉜다.”

  • 6.1%는 멀티플 확장에서 비롯 (피크 시점 21%)
  • 57.3%는 순이익 증가에서 비롯 (피크 시점 31.4%)
  • 9.1%는 배당금에서 비롯 (피크 시점 7.1%)
  • 27%는 자사주 매입에서 비롯 (피크 시점 40.5%)

이 수치는 자사주 매입이 단순한 기업 행위를 넘어 시장 전체 수익률의 큰 부분을 차지해왔음을 보여준다.

그렇다, 자사주 매입은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자면,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시장 사이에는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서는 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아래 차트는 자사주 매입의 4주간 변동률과 S&P 500 지수의 4주간 변동률을 겹쳐서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1982년 이전까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자사주 매입을 불법적인 시장 조작 행위로 간주했다는 사실이다. (1982년, SEC는 ‘시장 조작에 대한 책임’에서 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인 10b-18 조항을 도입하였다. 즉, SEC는 자사주 매입이 시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게 그러한 행위에 대한 ‘방패’를 제공한 것이다.)

위 차트는 방대한 데이터로 인해 다소 복잡하다. 아래 차트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의 자료로, 자사주 매입의 증감이 주가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4월의 약 20% 하락은 자사주 매입 활동의 급격한 반전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으며, 반대로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때는 주가도 상승했다는 점이다.

피셔 인베스트먼트는 자사주 매입이 시장 움직임과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자사주 매입의 4주간 증감률과 주식시장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더 중요한 점은, 자사주 매입 행위 자체가 해당 주식을 사줄 ‘매수자’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두 변수 간의 상관계수가 0.85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것이 단순한 우연 이상의 관계임을 보여준다.자사주 매입 vs 주식 시장 수익률

하지만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말처럼, 자산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데에는 자사주 매입 외에도 여러 요인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자사주 매입은 단순히 주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2023년,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제이슨 츠바이크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의 대형 기업들은 3.9조 달러를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도구’일 뿐이다. 마치 망치가 집을 지을 수도 있고 부술 수도 있는 것처럼, 자사주 매입도 올바른 기업 손에 있으면 유용하지만, 잘못된 손에 있으면 위험하다.” – 제이슨 츠바이크, WSJ

이는 매우 공정한 평가이다. 자사주 매입의 효과는 단순한 주가 상승 그 이상으로, 기업의 이익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기업 실적은 주당 순이익(EPS) 기준으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순이익이 그대로일지라도 ‘주당’ 실적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아래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arnings Boosted by Buybacks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연간 이익 성장률의 변화율은 향후 주식시장 수익률을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다.Best Indicators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업에 투자할 때, 자사주 매입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워런 버핏이 언급했듯이:

“마지막으로 중요한 경고: 우리가 선호하는 영업이익 수치조차도, 조작을 원하는 경영진에 의해 쉽게 왜곡될 수 있다. 이러한 조작은 CEO, 이사들, 그리고 그들의 자문단에게는 세련된 방식으로 여겨지며, 언론과 애널리스트들조차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기대치 상회’는 경영진의 성과로 찬양받는다.

그러나 그런 행위는 혐오스럽다. 숫자를 조작하는 데는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 오직 속이려는 강한 의지만 있으면 된다. 한 CEO는 자신의 조작을 ‘대담하고 창의적인 회계’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자본주의의 수치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CEO들이 왜 이익을 조작하고 싶어할까? 놀랍지 않게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실시한 CFO 설문조사에 따르면, 93%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외부의 압박’을 이유로 이익 수치를 조작한다고 답했다.

재무 실적을 왜곡하는 데 사용되는 수입

물론, 흔히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기업 CEO들이 자사주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때 자사주 매입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CEO들은 대체로 현재에 대한 낙관론이 높을 때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주가가 하락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을 때는, 이를 실행할 유인이 거의 없다.

결론

증거는 분명하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단순한 주변 요소가 아니라, 가격 인플레이션의 핵심적인 동력이다. 지난 20년간 자사주 매입이 주식의 순수요 전체를 차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단순히 “하나의 요인”이라 치부하기는 어렵다. 자사주 매입은 단지 공급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자체가 수요이다. 자사주 매입이 없었다면,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더 우려스러운 점은 ‘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이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수단이라는 대중적 서사는, 실제 데이터와 기업 경영진의 행동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 주당순이익(EPS)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단기 주가를 끌어올리며, 이는 경영진의 보상과 직결된다. 이러한 유인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시기와 목적을 장기적인 가치 창출이 아닌, 단기적인 재무 기술(파이낸셜 엔지니어링)으로 왜곡시킨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말처럼, 시장은 복합적이다. 수요, 투자 심리, 금리, 거시경제 요인 등 모든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을 단순히 여러 변수 중 하나로 간주하는 것은, 그것이 주식 자금 흐름에서 얼마나 지배적인지를 간과하는 행위이다. 자사주 매입의 영향력은 측정 가능하고, 의도적이며, 기업 리더십의 보상 체계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던져야 할 질문은, “자사주 매입이 중요한가?”가 아니라 “자사주 매입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부재를 감추는 데 쓰이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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