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시
미국 증권시장이 17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은 휴장일을 하루 앞두고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던 탓에 시장 움직임도 크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에게 해임 압박을 가했는데도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죠.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방향을 기다리고 모색하는 단계”라며 “지금은 무역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유나이티드헬스(NYSE:UNH) 그룹의 주가 폭락으로 인해 다우 지수는 1% 넘게 하락했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다우 지수 내에서 8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인데요. 이날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낮췄죠. 이 여파로 인해 주가가 22% 넘게 폭락했습니다. 27년 사이 최악의 하루를 보낸 겁니다.
한편,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짓눌린 상태입니다. 심지어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빅테크에 대한 투자심리도 마찬가지죠. 이날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애플을 제외한 6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출시했던 H20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한이라는 악재와 맞닥트린 후 하방 압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증시 포인트: 트럼프-파월, 깊어지는 갈등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공격했습니다. 해임까지 운운하며 파월 의장을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거죠. 파월 의장이 전날 공개 발언에서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는 파월 의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내가 요청하면 그는 곧바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너무 느리다”며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파월 의장에 대해 “항상 너무 늦고 틀린다”며 파월 의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완전히 엉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보인 건 처음이 아닙니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취임 후에도 계속 비공개회의를 통해 파월 의장 축출을 논의해 왔으며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중앙은행을 이끄는 연준 의장 사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건 그리 긍정적인 신호는 아닙니다.
한입뉴스
공매도? 이건 공격이야!
트럼프가 53% 지분을 보유한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 (NASDAQ:DJT)이 큐브 리서치&테크놀로지스의 공매도 포지션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가 의심되는 거래’라며 SEC의 조사를 요청했어요. 큐브는 약 1억 500만 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량 모델 기반 거래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잘 보호하고 있나요?
플로리다 법무장관 제임스 어썸이어가 로블록스에 대해 아동 보호 정책 및 연령 인증 절차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어요. 이 기업이 유해 콘텐츠 및 불량 이용자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방식, 부모 통제 기능 우회 사례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인데요. 로블록스의 아동 보호 정책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랭킹 사이트, 기업이 되다
AI 챗봇 랭킹 사이트로 유명한 ‘챗봇 아레나’가 독립 법인을 설립하며 정식으로 기업 전환을 발표했어요! 챗봇 아레나는 UC 버클리 스카이 컴퓨팅 랩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로, 어떤 AI 모델이 더 자연스럽고 유용한지를 투표로 매겨 리더보드에 반영하는 벤치마킹 플랫폼인데요. AI 모델 테스트를 원하는 기업 과금 등을 통해 수익화를 진행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구글, 진짜로 쪼개질까?
버지니아 연방지방법원이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렸어요. 이에 법무부는 구글 애드테크 사업부의 분할 및 매각 등 경쟁 회복 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재판부는 7일 내로 구체적인 구제 방안 논의를 위한 심리 일정을 제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구글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애프터마켓
넷플릭스, 기대 웃도는 실적 냈다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넷플릭스가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매출은 105억 4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52%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28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93% 늘어났습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는 6.61달러입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의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였습니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기대 매출은 105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또 예상했던 EPS는 5.71달러였고요.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넷플릭스는 더 좋은 성과를 낸 셈입니다.
매출 성장의 주요 원인은 △가입자 증가와 △가격 인상 △광고 수익 증가입니다. 넷플릭스는 1월 말 전 세계 요금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 효과가 분기 후반부터 반영되었습니다. 또 넷플릭스는 4월 1일 미국 내 자체 광고 플랫폼인 ’Netflix Ads Suite’를 정식 론칭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향후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2025년 연간 가이던스는?
넷플릭스는 2025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로 435억~445억 달러를 제시했는데요. 이는 기존 가이던스를 유지한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의 기업들은 향후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는 이러한 영향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모습입니다.
먼저 넷플릭스는 가격 인상의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높은 단가로 인해 가입자 수가 정체되어도 매출은 늘 수 있는 구조인 거죠. 또 전체 이용자의 3분의 2가 미국 외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 미국발 리스크(관세 및 소비 위축)에 대한 내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환율 효과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및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외화 매출 비중이 큰 넷플릭스의 순매출은 오히려 늘어나게 됩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물리적 제품이 아닌 콘텐츠 스트리밍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트럼프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넷플릭스 (NASDAQ:NFLX)의 주가는 17일(현지시간) 1.19% 증가한 973.03달러에 정규 장을 마쳤습니다. 장 마감 이후에 실적 발표가 이뤄졌는데요. 긍정적인 실적 덕분에 이 기업의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