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이제는 꿈이 아닌 숫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입력: 2025- 03- 21- 오후 03:32

2020년대 주식시장은 과거 그 어느 시기보다도, 미래 성장 기대주에 대한 주가 상승이 화려하였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 등 전 세계 시장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입니다. 그 결과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과거 닷컴 버블 수준을 넘어서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계속 성장주의 화려한 랠리가 이어졌고, 결국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버블에 대한 경고는 무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꿈이 아닌 현실을 보아야 하겠습니다. 리스크 관리와 투자 수익 모든 것을 위해서 말입니다.

주가는 꿈을 먹고 자란다지만….

주가는 미래에 대한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합니다. 현재 초라한 주가라 하더라도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 미래 기업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 높은 ROE 달성에 대한 기대, 신기술을 적용하여 혁신적인 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 등 여러 스토리와 내러티브가 주가를 끌어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는 현재 기업 실적보다는 미래 실적을 끌어와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래 기업의 모습을 선반영하게 됩니다.
이렇듯 주가는 미래에 대한 꿈을 먹고 자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2020년대 들어 성장주에 대한 미래에 대한 꿈이 주가에 너무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기존 밸류에이션 지표로는 설명되기 어려워졌고, 급기야 몇 해 전에는 주식시장에서 PDR(Price Dream Ratio)가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수년을 넘어 수십 년 뒤의 꿈까지 시장 참여자들은 주가에 반영시키다 보니 기존 방식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높은 밸류에이션 레벨 : 실제 성장률이나 ROE가 높다면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면서 멋진 주가 상승을 만든 기업들도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매년 세자릿수 가까운 실적 성장을 만든 엔비디아를 보면,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잣대인 PER 레벨, PBR 레벨이 수십 배에 이르더라도 하더라도 설명 가능합니다. 그만큼 숫자로서 꿈이 현실이 되었음을 증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계산해 볼 수 있는 적정 PBR 레벨(주가 순자산비율)은 ROE(자기자본순이익률) 또는 실적 성장률을 할인율로 나눈 값입니다.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100% 가까운 성장률을 지속하였으니, 할인율을 낮게 2%로 낮게 잡더라도 PBR레벨 50배도 시장은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 다만, 그렇다고 해서 엔비디아에 대한 매매 의견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무제한 고속 성장이 가능할지는 예측 불허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주가에 모두 품고 있는 성장주가 실제 매출 성장이나 ROE가 시장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않고 몇 년 동안 매출 정체 또는 적자 지속이 반복된다면 주가는 과연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종종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들을 살펴보면, PBR 레벨이 5배를 넘어 10배 또는 50배 이상 되는 종목들이 대부분이란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 종목의 성장률이 담보되려면, 엔비디아 (NASDAQ:NVDA) 사례에서 적용해 보았던 매우 낮은 2%를 적용하더라도, ROE나 실적 성장은 10%, 20%, 100% 이상이 되어야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해당 기업들에 대한 미래 꿈과 전망에 대한 내러티브와 스토리는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높은 주가 영역에 올라온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 그 꿈과 내러티브를 실적으로서 증명한 상장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만약 어느 순간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시장 참여자들은 해당 기업의 성장성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면, 실적을 보이지 못한 성장주의 주가는 이전과 다른 추세로 실망스럽게 흘러가다 못해 급락 수준의 주가 하락이 발생할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꿈으로 폭등했으나, 작은 이슈로 급락한 모 미국 주식. 자료 참조 : 인베스팅

꿈은 부족하더라도, 주가가 너무 싼 주식을 보아야 할 때.

2020년대 들어 시장은 꿈을 좇아 투자하였습니다. 그것은 주식시장의 당연한 본성이지만 너무도 과할 정도로 투자자들은 수십 년, 혹은 심지어 100년 뒤의 꿈까지 끌어와 성장 기대가 큰 종목의 주가에 담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성장 기대나 꿈이 부족한 종목은 너무도 박하게 취급받았습니다. 마치 2000년대 초반처럼 한국 증시든 미국 주식이든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은 밸류트랩에 빠졌다면서 이유 불문하고 주가는 무겁게 흘러갔습니다.

실적 성장이나 ROE 기대치가 성장주보다는 낮아도 그래도 10% 전후로 꾸준히 숫자를 만들어 주는 상장기업도 꿈이 잘 안 보인다는 이유로 PBR 레벨 0.5배 미만, PER 5배 미만의 매우 박한 밸류에이션으로 평가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주식시장이든 미국 주식시장이든 꿈으로만 올라선 주식들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 점점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 증시는 3월 31일 공매도를 앞두고 3월 증시에서 관찰되고 있고,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고속 성장기대로 상승했던 주요 주식들의 주가가 작은 변명으로 흔들리는 것만 보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항상 언급드리는 것처럼 주식시장이란 것이 알 수 없는 미래 일이긴 합니다만, 너무 과하게 쏠려 설명 불가능한 밸류에이션이 1년을 넘어 3년, 5년 지속된다면 어느 순간 시장 참여자들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말입니다.
따라서, 향후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또는 기대수익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관점이 바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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