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맏형 삼성전자의 귀환 : 다시 체면 차릴 수 있을까?

입력: 2025- 03- 17- 오후 05:44

정말 오랜만에 삼성전자가 시원한 상승을 만들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삼성전자 (KS:005930) 외에 다양한 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만 한국 증시의 큰형인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힘을 쓰니 시장 전체 온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의 급반등, 주식시장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그리고 삼성전자는 다시 체면을 차릴 수 있을까요?

애증의 삼성전자 : 5만 전자 주가에 투자자들은 힘들었는데.

삼성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21년 이후의 흐름은 너무도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2021년 9만 원을 넘어 10만 전자를 향해 달려가던 기세는 2022년 증시 조정장 속에 5만 원대까지 급락하였었고, 이후 2024년 여름까지 거의 만 2년 동안 힘차게 달려 다시금 9만 원대를 눈앞에 두었지만, HBM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던 현실이 주가 충격을 가져다주면서 작년 가을 5만 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동학개미의 사랑을 받았던 삼성전자였지만 주가는 최근 4년여 힘든 흐름이 이어지고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 시장에는 회사 내부의 비효율적인 상황들이 계속 회자하면서 주가는 추세를 잡지 못하고 결국 4개월여 동안 주가는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오랜만에 복귀한 삼성전자 오늘 왜?

정말 오랜만에 삼성전자가 5% 넘는 일간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5%가 넘는 일간 상승을 기록한 것은 작년 11월 중순 이후 거의 4개월 만에 일입니다. 이번 상승을 계기로 기술적으로는 4개월 동안 이어진 박스권 상단부까지 올라섰고, 작년 여름 이후 다가서지도 못할 것만 같았던 120일 이동평균선을 한 번에 뛰어넘는 시원한 상승이었습니다.
여기에 오늘 상승으로 주가지수 상승률에 0.8%p나 기여하였으니 오늘 주가지수 상승률에 1등 공신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오늘 강한 시세를 낸 데에는 몇 가지 명분이 작용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크게 기여했단 점입니다.
오늘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6,241억 원 순매수하였는데 이 중 80%에 이르는 4,950억 원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였습니다. 기관 또한 2,287억 원을 삼성전자에 집중시키면서 쌍끌이 매수 효과를 증폭시켰습니다.

두 번째로, 엔비디아의 GPU 기술 콘퍼런스인 GTC 2025에서의 기대감이 반영되었습니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뒤처지면서 위기론까지 부각되었습니다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지 않았겠느냐는 기대가 반영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밸류에이션 측면입니다. 삼성전자의 5만 전자 영역은 삼성전자의 장부가치 대비 1배 이하의 영역입니다. 삼성전자가 부침이 있었지만 이렇게 수개월에 걸쳐 오랜 시간 PBR 레벨이 1배 이하에서 움직인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었고 이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면서 최근 다중 바닥을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닥에서 공을 튕기듯 움직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수급과 명분이 생기자 크게 뛰었던 것입니다.

큰형 삼성전자 : 다시 욕심 내 볼 수 있을까?

오랜만에 기세가 올라왔기 때문에 2023년처럼 다시 주가가 시원하게 달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무리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최근 뒤처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 증시 시총 1위에 종목으로서의 밸류에이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박하게 평가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욕심내서 10만 전자를 다시 욕심 내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 너무도 험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도체 특히, 인공지능 向 반도체 분야에서 시장을 다시 장악해야지만 마진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D램이나 백색가전, 모바일 기기 쪽으로는 수익성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PC를 구입할 때 들어가는 램을 과거에는 삼성전자를 당연하게 사용하였지만, 요즘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KS:000660) 그 외 D램 제조사들의 제품이 많이 들어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필자도 얼마 전에 노트북을 샀는데 그 안에 들어간 램이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D램 경쟁사 제품이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싼 영역은 맞지만, 예전처럼 꿈 같은 주가 추세를 그리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등 다른 경쟁사에 잃은 기술 우위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만, 뒤처진 경쟁 우위를 따라잡는 데에는 제법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눈높이를 조금은 낮추게 담담하게 이번 삼성전자의 반등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삼성전자의 반등 : 증시 저변에 에너지를 늘릴 수 있어.

삼성전자를 보유한 주주의 수는 2023년 연말 467만여 명에서 2024년 연말에는 516만여 명으로 거의 50만 명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삼성전자 소유 비율은 67.3%에서 68.23%로 0.93%p 높아졌습니다.
이는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삼성전자에 물려있는 투자자가 작년에 제법 늘었음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그 이전부터 보유한 투자자들을 감안 해 본다면 그야말로 9만 전자, 8만 전자, 7만 전자 등 고공권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투자자들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번 삼성전자 반등이 추세적으로 지속된다면, 고공권에서 물려있는 투자자들이 하나둘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되고, 하나둘 삼성전자에서 탈출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투자자금을 종목 전반에 에너지와 유동성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에는 큰 힘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2025년 3월 1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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