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시
미국 증권시장이 26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혼조세라는 양상 자체는 전날과 동일했지만, 주요 지수들의 방향성은 정반대였는데요. 전통적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소폭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지수는 상승했어요. 이날 시장은 모처럼 동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불거지자 투자심리도 흔들렸습니다.
그간 하방 압력을 받았던 기술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엔비디아(NASDAQ:NVDA)가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직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을 기다리며 기대감을 키웠어요. SWBC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브리가티는 “엔비디아는 시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선구자”라며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분위기에 유의미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즉, 엔비디아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당장 실적 발표 직후인 내일 장도 그렇고요.
증시 포인트 : 또다시 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관세 정책에 관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집권 2기 첫 각료회의를 개최하면서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정책을 언급했습니다. 유럽연합(EU)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매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죠. 또한 유예 상태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오는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데이터에 반영되고, 부진한 데이터는 투자심리를 악화시킵니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은 확실히 여러 소프트 데이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으로 인해) 고가 품목에 대한 구매 의향, 자본 지출 의향, 지출 계획 등 (소비자 관련 지표가) 실제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입뉴스
미국-우크라이나의 협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금요일 워싱턴에 방문해 희토류 광물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 말했어요. 이번 협정에는 우크라이나가 자원 수익 일부를 미국과 공동 관리하는 기금에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하는데요. 다만 종전 협상을 놓고 지금까지 순탄치 못했던 양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번 협정 체결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트럼프 “끝내는 게 좋을걸?”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에 다양성, 형평성, 포용(DEI) 정책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어요. 애플 (NASDAQ:AAPL) 주주들이 DEI 정책을 유지하기로 투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입니다.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DEI가 ‘사기’라고 비판하며 법무부가 이런 정책이 차별 금지법을 위반하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는데요. 애플이 법정 리스크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270억 달러 투자한다!
일라이릴리 (NYSE:LLY)가 미국 내 4개의 신규 제조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최소 2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발표했어요. 비만치료제의 높은 수요 증가와 신약 개발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쇼어링 정책과 맞물려 있는데요.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이 투자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과 일치한다"라며 “미국 내 제조업 확대를 지지한다”고 말했어요.
“애플 좀 혼내주세요”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CEO가 애플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어요. 그는 애플의 대응이 우스꽝스러운 연극(farce)에 불과하며, 이들이 의도적으로 규제 준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EU는 3월 말까지 애플의 DMA 준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과도한 처벌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경고한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도 주목됩니다.
애프터마켓
엔비디아 4분기 매출, 78% 증가했다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025년 4분기(1월 26일 종료)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매출은 393억 31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2.11%, 전년 동기 대비 77.94% 증가한 수치입니다.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미입니다. 월스트리트의 기대보다도 좋은 매출이기도 한데요.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 분기 매출은 380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수익성도 살펴봅시다. 분기 영업이익은 240억 3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76.53% 급증했습니다. 순이익은 220억 9100만 달러이며, 희석 주당순이익은 0.89달러입니다. 주당순이익 역시 월스트리트의 기대보다 높은데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 주당순이익은 0.84달러였습니다.
그렇다면 회계연도 2026년 1분기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엔비디아는 낙관하고 있습니다.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약 430억 달러를 제시한 건데요.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417억 8000만 달러를 웃돕니다.
"AI는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추론 AI(reasoning AI)는 컴퓨팅 증가가 모델의 지능을 높이고, 장기적인 사고 능력을 키울수록 답변이 더 스마트해지는 새로운 스케일링 법칙을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스케일링 법칙은 더 많은 연산이 더 똑똑한 AI 모델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젠슨 황이 언급한 새로운 스케일링 법칙은 더 오래 생각할수록 더 좋은 답을 내놓는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젠슨 황은 앞으로 AI가 단순한 연산을 넘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정교한 결정을 내리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의 다음 핵심 제품인 블랙웰(Blackwell)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황 CEO는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엔비디아는 대규모 블랙웰 AI 슈퍼컴퓨터 생산을 성공적으로 확대했으며, 첫 분기부터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에이젠틱 AI(agentic AI)와 물리적 AI(physical AI)가 차세대 AI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AI는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이젠틱 AI는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AI인데요, 두뇌 역할을 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리적 AI는 현실에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AI로 몸 역할로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26일(현지시간) 3.67% 상승한 131.28달러로 정규 장을 마감했습니다. 실적 발표는 장 마감 이후 이뤄졌는데요, 기대보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중 실적 기대에 대한 부분이 주가 상승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