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급격히 위축된 랩어카운트 잔고 추이는 그저 시장 자금 흐름의 단면으로만 해석될 수 있습니다만 한편 시장 수급의 중요한 변수로 필자에게는 비추어집니다. 2022년 이후 최근까지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은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만약 랩어카운트 쪽으로 자금흐름이 다시 유입되면 증시 수급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비록 개인 계좌라 하더라도, 기관이 운영하다 보니 자금의 집중력이 있다.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계좌로도 불리는 랩어카운트는 기본적으로 계좌의 주인은 개인투자자입니다. 그리고 그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약정에 따라 증권사 등 기관이 관리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해당 계좌에서 매매가 발생하면 개인으로 수급 통계에 올라가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기관이 관리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수많은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것보다 소수의 기관이 관리하기 때문에 자금의 집중력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십수 년 전 2010년대 초반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 장세를 이끌었던 것이 당시 인기있던 자문형 랩이었던 것을 떠올려 본다면 자금의 집중력이 상당하고 시장에 큰 변수로 부상할 수 있음을 미루어 짐작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2010년대 이후 2022년까지 급격히 늘어났던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
2010년대를 거치면서 랩어카운트 자산은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2011년 초 50조 원 수준이었던 계약 자산규모는 2022년 5월에는 153조 원까지 증가하면서 3배나 급증하였습니다. 그만큼 주식시장에 은근히 에너지를 공급하였을 것이란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 해 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하지만, 2022년 봄 이후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규모는 급격히 감소하면서 2024년 12월 말에는 84조 6,984억 원까지 감소하게 됩니다.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금융시장에 체력이 약화되는 제법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지요. 랩어카운트를 관리하는 기관에 따라 다양한 전략들이 있지만, 랩어카운트가 절반 가까이 급감하면서 대다수 전략이 불리한 상황에 부닥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이중 주식형 포트폴리오로 관리되는 랩어카운트에서는 계속 빠져나가는 자금들로 인해 피동적으로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역 집중화 현상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빠져나갈 만큼 빠져나간 상황 : 반대로 자금이 다시 유입된다면?
랩어카운트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일시에 다시 복귀하기는 어렵습니다. 관련한 뉴스를 살펴보면 금융당국의 랩/신탁 제재 논의가 길어지고 있고 아직 투자심리가 돌아서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느리더라도 단계적으로 자금이 다시 랩어카운트로 돌아서기 시작한다면, 랩어카운트에서 운용하는 다양한 전략들에 유동성이 공급되게 되고, 이중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로 관리되는 랩 상품의 매수세가 제법 강하게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즉,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랩어카운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치 않게 주식형 포트로 운용되던 랩 상품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면,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지요.
업계 관행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랩어카운트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도 고객 수와 계약 건수는 2022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습니다. 2024년 연말 기준 고객 수 186만여 명, 계약 건수 203만여 건으로 2022년과 거의 비슷합니다. 이는 자금만 빠져나갔음을 암시합니다. 고객이 자금을 빼더라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란 점이지요.
따라서, 추후에 시장이 다시 온기가 올라온다면 예상보다 빨리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어쩌면 2025년은 랩어카운트 發 흥미로운 수급 현상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2010년대처럼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말이죠.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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