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밸류업 프로그램. 그리고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는 밸류업 지수가 지난 9월 말에 발표되었습니다. 당시 시장의 평가는 부정론과 긍정론으로 갈리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이제 그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11월 초에 출시되게 됩니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 출범과 밸류업 지수 추종 ETF 출시에 대한 시각은 각양각색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밸류업 ETF 출시는 증시 전환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용두사미에 그칠까요? 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밸류업 ETF와 ETN 11월 4일 동시 상장이 진행되긴 하는데.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11월 4일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 2024’ 개막에 맞추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 12개와 ETN 1개를 상장할 계획입니다. 마중물 자금으로서 증권 유관기관과 민간자금 총 2,000억 원 이상을 기업 밸류업 펀드 자금으로 조성하고, 밸류업 지수 ETF와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상반기 1, 2차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때와 9월 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이후에 시장의 해석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시작 자체가 중요하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었지만, 한편 지난 상반기의 1, 2차 밸류업 프로그램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실망감 그리고 9월 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올라온 포트폴리오들이 과연 가치투자에 적합한 종목인가라는 회의론이 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 달 4일 밸류업 관련 금융상품 출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오히려 조용한 듯합니다.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죠.
■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아웃퍼폼이 중요한데.
[ 코스피200 지수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10월 추이 ]
코리아 밸류업 지수 ETF와 ETN 등 관련 금융상품들의 성패는 이후 기준 지수인 밸류업 지수의 퍼포먼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밸류업 지수가 기존의 벤치마크 지수들에 비해 아웃퍼폼하고 탄탄한 흐름을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그렇게 꾸준히 유입된 자금으로 인하여 관련 지수와 이를 구성하는 종목들 또는 성격이 비슷한 종목들의 주가는 이전과 다른 긍정적인 흐름이 연이어질 것입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올해 1월 2일을 기준시점으로 그리고 발표 시점은 2024년 9월 30일로 잡고 한국거래소의 지수 관련 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공개된지 한달 정도입니다. 이 기간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200지수보다는 +1%p 정도 앞선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준시점인 올해 1월 1일부터 비교하여 보면 대략 +3.5%p 정도 코스피200 지수보다 앞선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초반 흐름은 기존의 벤치마크로 사용되고 있는 코스피200지수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ETF와 관련 금융상품들의 출시 이후의 성과가 코스피200 등 기존 주가지수보다 언더퍼폼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수많은 주가지수 중의 하나로만 남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밸류업 ETF의 출시가 용두사미로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금이 초반에는 유입되다가 어느 순간에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 그나마, 사라졌던 증시 밸류업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는 데는 큰 의의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너무도 낮아져 있습니다. 전 세계 꼴찌 등락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증시에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개인, 기관, 외국이 모두 한국증시에서 탈출하는 모습이 너무도 강하게 관찰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 속임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증시 밸류업에 대한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의미를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꼴찌 등락률을 기록한 한국증시가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 들어갔고, 그 안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은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 밸류업 지수와 E TF들의 성과가 그저 그렇게 끝난다면, 시장에 부정적인 효과는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밸류업 지수와 ETF의 성과가 아웃퍼폼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이어간다면, 한국증시는 이전과 색깔이 다른 증시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겠지요.
그리고 작지만 그 기대와 희망이 남아있고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밸류업 ETF 등에 2천억 원의 자금이 작을 수도 있지만, 마중물로서 효과를 발휘해 준다면, 긍정적인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좋은 종목인데 빛을 보지 못했던 종목은 제 가치로 평가받게 될 것이고,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단단한 지수 흐름을 보면서 한국증시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떠난 무주공산 속 한국증시에 작은 등불 아니 그 이상의 효과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한편, 이를 위해서 금융당국과 정책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지속해서 반영하면서 진화시켜 가야 할 것입니다.
2024년 10월 31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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