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증시가 이어지고 거래대금이 급감하였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즈음입니다. 대내외적인 악재가 연이어지면서 한국증시는 마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이고 있는 듯 계속 억눌리는 증시 상황이지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증시에 희망이 없다는 말들이 자주 보입니다. 기간 조정이 3년여를 보내고 다른 나라 증시보다도 못난 흐름이 지속되니 다들 지쳐가나 봅니다.
■ 불안하신가요? 적어도 빚만 없어도 주식시장에 다른 관점이 보입니다.
국내 증시가 대내외적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비관적인 시각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신용융자나 주식 관련 대출 등으로 빚내어 투자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지금 이 시기를 차분하게 이겨내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빚을 내어 투자한 이들에게는 이번 기간 조정 중 간헐적인 깊은 하락은 손실률이 높아지는 가슴이 아픈 구간이지만, 반대로 레버리지 투자자금을 사용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시장 저편에서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현재 코스피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시장 PBR 밴드 역사적 하단 선을 하향 이탈한 상황이란 점을 중요하게 보아야 하겠습니다. 2022년부터 3년여 이어지고 있는 현재 시장PBR 하단 이하로 증시가 밀린 상황은 수년 전인 2018년~2019년에 있었고, 더 멀리는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2000년 초반 증시가 그러하였습니다.
지금 증시 분위기에서는 지루한 말처럼 보이시겠습니다만, 주가지수가 밸류에이션 하단 선을 깊이 누르게 되면 반발력이 생기게 되고, 트램펄린처럼 튀어 오르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향후 기업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에 ROE가 떨어지니 시장 PBR 밴드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 논리에 일정 부분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2000년에도 2008년에도 시장은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미래 시장 ROE가 악화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역사적 시장 PBR 밴드 하단 선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켜진 한계 레벨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 시점에서 시장참여자들의 귀에는 이 이야기가 들어오지 않겠지요?
■ 기간 조정 3년여의 세월, 대다수가 한국증시를 포기하고 떠난 무주공산
2022년부터 시작된 거의 만 3년여의 약세장, 더 엄밀하게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3년 3개월의 기나긴 기간 조정입니다.
그 시간 동안 SNS상에서 보면, 너무 힘들고 지친다는 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말한 개인투자자들은 하나둘 한국 시장에서 떠났습니다. 그 3년의 시간 동안 증시 등락 속에 빚투 자금 마진콜 등으로 반강제적으로 떠난 투자자들도 있지만 자발적으로 한국증시를 떠나 해외 증시로 이주한 투자자, 주식시장을 떠나 부동산 시장으로 떠난 투자자 등 다양한 형태로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 염증을 느끼고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젠 한국증시에 대해 성토할 투자자도 별로 없을 정도로 무주공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과거 긴 조정 기간 시기에도 그러하였습니다.
2000년 IT버블 붕괴 후 2003년 어느 날까지 3년여 시장 침체 시기에 하나둘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계속 이어지는 악재들로 인해 희망을 찾지 못하며 증시 거래대금도 급감하였지요.
그 당시에는 이틀 만에 돈을 갚아야 하는 5배 미수거래를 당연히들 사용하였고 이도 부족하여 카드대출까지 받아 이 돈을 증거금으로 미수거래를 하였던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주식시장에서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긴 조정장에 지켜서 주식시장을 떠나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위치에서 그때 주가를 보며
"에이 조금만 더 버티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들이 바보지요"라고 후견지명으로 말하지만, 그 당시 증시 분위기는 지금보다도 더 암울하고 침통하였습니다.
요즘 그 당시와 비슷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하나둘 떠나가다가 더 이상 떠날 개인투자자도 별로 남아있지 않던 그 시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2024년 10월 23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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