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이나 분기/반기 보고서가 공시되는 시기에는 상장 폐지 가능성이 높은 살생부가 돌곤 합니다. 감사 의견 거절 또는 한정으로 인하여 거래정지 및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도 있고, 갑자기 부도 소식이 발생하면서 거래정지 되고 상장 폐지 절차로 들어가는 날벼락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재무리스크가 큰 종목은, 심각한 투자 손실을 가지고 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이상하리만치 위험한 종목을 사랑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이는 서학개미, 동학개미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을 좋아하는 이유.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은 재무제표 그리고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그리고 그 외 뉴스들을 통하여 쉽게 그 재무위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개인투자자라 하더라도 투자하려는 회사가 재무위험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재무위험이 높은 기업에 개인투자자들은 관심이 있고 실제 투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히 2가지로 정리 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주가 변동성이 화끈합니다.
주가가 급락할 때는 크게 하락하지만, 부실기업들이 반등할 때는 큰 상승이 나타나다 보니, 일부러 재무위험이 큰 부실기업만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있습니다. 폭락하던 주가가 반등할 때는 단 며칠 만에 엄청난 수익률을 내는 예도 있으니, 마치 낚시하다 월척을 낚은 듯 손맛이 짜릿하지요. 그 맛을 한번 접하면 투자 습관이 되어버리고 부실기업 투자를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시장에는 "기사회생한다더라"라는 카더라 정보가 정말 많습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자금 수혈이 있게 되면 마치 굶어 죽어 가던 사람이 설탕물을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는 옛말처럼 유동 자금 지원을 받으면 갑자기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이상하게도 "카더라 정보"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중국 큰손이 투자한다 카더라"
"명동 사채 큰손이 전환사채 투자한다 카더라"
"대기업에서 계열사로 편입한다 카더라"
등등
그리고 그 정보는 왠지 신빙성 있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번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는 그 투자 습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투자가 반복되다 보면 열 번 수익을 내었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단 한 번의 매매로 모든 재산을 허무하게 허공으로 날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는 한국 주식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한국 주식은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면 어느 정도 여지가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미국 주식은 가차 없습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지고 마니, 말입니다.
절대!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지 마시라! 재무위험을 피하는 방법 3가지
앞서 언급 드린 바처럼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의 경우, 한두 번은 큰 수익을 경험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 수익을 주변에 자랑하기도 하지요. 필자 주변 지인들도 이런 투자 방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었고 은근히 수익을 필자에게 자랑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꼭 한 번의 매매가 잘못되더군요. "정말 엄청난 정보라서 들어갔는데…."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매매는 개인투자자의 부실기업 투자 때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일 뿐입니다.
마지막에 큰 문제가 발생할 때는 꼭 부실기업의 상장 폐지나 부도, 감사 의견 거절 등 심각한 재무적 이슈가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지금까지 조금씩 쌓았던 수익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 원금도 허무하게 날리고 맙니다. 마치 위의 그림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재무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에 대하여 필자는 매년 여러 차례 증시 토크를 통해 강조해 드리고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재무위험이 높은 종목을 피하는 방법은 아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자본 잠식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 회사는 피하라!
둘째, 2년 이상 연속 적자인 회사는 피하라!
셋째, 부채비율 200% 이상인 기업을 피하라!
첫 번째로 자본 잠식 여부는 재무비율 화면을 보시면 자본 잠식이 있었던 기업들은 수년 전 것도 표시가 됩니다. 최근 수년 내 1번이라도 자본 잠식이 있었다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피하십시오.
두 번째로 2년 이상 연속 적자 여부는 재무제표를 조회하시거나 HTS와 MTS 등에 있는 기업분석/기업개요 등의 화면에서 투자 지표를 보시면 수년 치를 볼 수 있습니다. 2년 이상 연속 적자가 최근 진행 중이거나 5년 내 2년 연속 적자가 있었다면 피하십시오.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잠재적 분식 회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긴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언제든지 재무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재무리스크가 높은 기업을 피해야 한다.
필자가 이렇게 개인투자자가 재무위험이 높은 기업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 번에 모든 투자금을 날리고 주식시장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투자 문화에서 한두 종목에 집중투자 하는 투자자의 비율이 47%에 이릅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몰빵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단 한 번의 매매로 모든 투자금이 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가 은밀한 정보를 접했다하더라도 그 정보는 역정보이거나 가짜 정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회계사 수준의 재무분석 능력을 갖춘 개인투자자는 거의 없습니다. 즉, 정보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데 단순히 기사회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그저 기대일 뿐이고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감사 의견이 거절이 나올지를 일반 개인투자자가 예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증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 드린 3가지 재무위험을 피하는 방법을 통해 아예 재무위험이 있는 종목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개인투자자로서는 최상의 방법일 것입니다.
2024년 8월 2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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