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들의 일방적인 강세가 이어져 오다가 지난주부터 이상 조짐이 나타나더니 급기야, 지난 밤사이 엔비디아 (NASDAQ:NVDA)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급락 속에 나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여파로 한국 증시도 휘청이는 오늘 목요일 증시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다 보면 잠시일 수도 있지만, 시장의 균형이 바뀌고 있음을 연속에서 관찰하게 됩니다.
이카로스처럼 끝없이 하늘 위를 날던, 미국 증시 대표종목들의 반전.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의 날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요.
새들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 만든 거대한 날개로 미궁에서 탈출한 이카로스는 하늘을 나는 것이 신기하여 더 높은 하늘로 날아올라 갔지만,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나머지 밀랍이 녹아 날개가 망가지면서 이카로스는 추락했다는 내용입니다.
어쩌면 미국 증시 속 주요 기술주들은 이카로스처럼 끝없이 하늘 위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태양에 가까워지더라도 끝없는 고속 성장에 대한 기대와 인공지능이라는 시대적 혁명에 대한 기대로 인하여 엔비디아 등 관련 종목들은 끝없는 주가 상승을 만들었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뜻밖의 한 실적을 연이어 내놓았으니, 주가는 더 단단하게 하늘 위로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7월 11일 미국의 6월 CPI가 발표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치솟자, 아이러니하게도 성장주들의 주가가 급락하였고, 나스닥 지수 및 S&P500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 지난주 금요일 7월 12일 자 증시 토크 “미국 나스닥 급락 속 러셀2000 지수 급반등 發 시장 변화 가능할까?” 참조)
지난주 7월 12일 필자는 증시 토크를 통해 “성장주와 나스닥 지수의 급락 그리고 러셀2000 등 소외된 종목들의 급반등”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면 투자자들의 인식은 점점 바뀔 것이란 점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전과 다른 한두 번의 이례적인 현상이 증시 성격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지요. 다만, 지난주에 이어 어젯밤까지 중간에 성장주들의 큰 반등 없이 ‘성장주 급락 속 소외된 종목들의 상대적 강세 현상’이 2번이나 나타났다는 점은 증시 기조가 바뀌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카로스 같았던 성장주들의 주가 급등이 뜨거울 수 있는 임계치를 건들면서, 날개를 단단히 잡아주던 밀랍 같은 명분이 약해진 현상이 두 번이나 나타난 것입니다.
한국에서 나타난 미국증시向 FOMO 증후군 : 역발상적인 시각을 가지게 해.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관점에서 미국 주식투자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2020년 동학개미 운동 이후 단계적으로 서학개미로 진화해 간 투자자들의 모습을 필자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증시에 대한 FOMO 증후군이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 물론 FOMO 증후군이 무조건 특정 투자 대상의 상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래 투자 경험상 특정 투자 대상에 FOMO 현상이 나타나면 저절로 불편한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예탁원 SEIBro 내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에 따르면 올해(2024년 연초~7월 17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대략 11조 원에 이릅니다. 이는 개인투자자의 코스피와 코스닥 순매도 금액 규모와 거의 같습니다.
즉, 올해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매도하여 미국 주식으로 대규모로 넘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마음이 급해진 투자자들의 FOMO 현상은 독자님 주변에서도 많이 보이셨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작년 이맘때쯤 2차전지 관련 종목을 매수하기 위해 다른 종목을 매도하였던 것처럼,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대규모로 한국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면서 중소형주에서 수급 불안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성장주를 향한 FOMO 현상이 의외로 역발상적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나스닥 vs 다우 또는 러셀2000 : 상대적 흐름을 예의 주시
끝없는 고속 성장에 대한 기대가 강한 현재의 미국 나스닥, 반대로 이 과정에서 한국 코스피 지수처럼 소외됐던 다우지수와 러셀2000 지수가 7월 들어 두 번이나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만약 이런 현상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마치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돌도 정으로 여러 차례 타격을 입다가 어느 순간 갈라지는 것처럼 증시 순환매 흐름이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워낙 성장주의 기세가 강하기에 두 번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하여,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는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의 미국 성장주를 향한 FOMO 현상이 가득한 분위기는 정말 사소한 명분으로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마치, 지난주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졌다는 기대에 이전 시장 논리와 정반대로 다우지수는 급등하고 나스닥 지수는 급락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2024년 7월 1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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