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2021년 여름 이후 길고 제법 깊은 조정장이 지속되다 보니, 대다수 주식투자자분의 계좌 상황은 손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반토막 이상 손실이 난 종목들도 있고,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안전하게 투자하신 분들도 손실률이 제법 클 수 있습니다.
답답할 수도 있는 이러한 때 개인 중 상당수는 종목이나 포트폴리오를 "방치"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제값에 찾아올 거라는 생각뿐만 아니라 어찌할지 모르는 심리상태에 빠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제법 큰 하락을 맞이하였을 때 방치는 답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다시 새로운 판을 짜는 게 더 옳은 답이 아닐까요?
중급하락장 속, 개인투자자의 선택 "방치!"
개별 종목에 집중투자를 하였든, 포트폴리오로 종목을 꾸려 투자하였든 손실이 발생하면 개인투자자 중 거의 대다수는 이를 "방치"합니다. 이는 수십 년 동안의 증시 역사 속 개인투자자에게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방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심리 관점에서의 행동인 "손해 보고는 못 판다." 심리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팔고 난 후 오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방치의 원인이 됩니다.
그보다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 이렇게 깊은 하락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 이렇게 집중하여 투자한 종목이 속을 썩인 적이 없기에
- 상승만 생각했지, 하락했을 때의 전략을 생각한 적이 없다 보니
손실 난 종목을 방치하는 상황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나타납니다. 어쩌면 독자 여러분 중에도 몇몇 분들은 그러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방치된 주식의 문제 : 안타깝지만, 손실이 더 커지는 경우가 다반사
손실 난 주식/포트폴리오라 하더라도 강한 재료나 강한 밸류에이션 가치가 있어 손실 발생분을 극복하고 제값으로 돌아오고 상승 전환하는 예도 많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방치된 포트폴리오의 거의 대다수는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 본인이 투자한 그 가격에 다시 회귀하지 못하고 또다시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주가만 무너지면 다행입니다. 기다리다가 상장폐지 등으로 사라지는 일들도 비일비재하지요.
특히 버블이 심했던 종목은 영원히 예전 고점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등하는 듯하다가도 무너지고, 반등하는 듯하다가도 무너지면서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시간만 흘러가고 말지요.
앞에 차트는 1999년 IT버블 당시 화려했던 대장주 새롬기술(현재 솔본)의 주가입니다. 아직도 그 당시 최고점에 2%에도 못 미치는 주가 수준에 있습니다. 차트의 좌측 2000년 초반 주가를 보시면 중간중간 반등은 있지만 사람 애만 태울 뿐 다시 급락하였던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버블이 심했던 종목에서는 거의 교과서처럼 반복됩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애만 녹이다 수십 년 주식을 들고 가고 마는 것이지요.
이는 투자전략을 갖춘 투자자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가치투자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투자자의 경우 상승할 때는 마음 편하게 자신의 원칙대로 투자를 이어갑니다만,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하면 개별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와 똑같이 "방치"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나는 손해 보고는 못 팔아", "가치주니까 다시 제값에 올 거야"라고, 생각합니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조건 오래 들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경우 성과가 급격히 악화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버블이 심했던 종목에 비해 양호하긴 합니다만 포트폴리오를 오래 방치할수록 수익률은 급격히 악화되어 갑니다.
새 술은 새로운 부대에!
요즘 좋은 종목들 없나 시장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시장에 저평가된 종목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만약 3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기간 조정과 중급하락장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한다면, 주식을 방치하기보다 오히려 더 싸진 다른 좋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아마 막연히 손실났다하여 들고 있는 종목보다 훨씬 안전하고 저평가되고 재료가 있는 종목들을 쉽게 만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지난 4년 전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당시, 위기의 정점을 보내고 있을 때 사람들은 이제 주식을 포기해야 하는 시점 아니냐며 걱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그 당시 대답은
"새 술을 새로운 부대에 담을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 질문을 던진 이도 그렇고, 지금 시장을 대하는 투자자분들에게도 조금 당혹스러운 답이겠지요. 하지만 오래 묵은 부대에서 술을 담근 것과 새로운 부대에서 술을 담근 것 중 새로운 부대에 담근 술이 더 좋은 술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더 싱싱한 투자 성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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